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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갈등을 이해하는 새로운 발상 (1) /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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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든 갈등이 존재한다. 개인에서 가정, 교회, 사회,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기대가 교차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양산된다. 우리는 갈등에 직면하면 이를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해하고 우선 피하게 되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협상이나 타협, 조정과 같은 방법들이 도입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나 집단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법이나 민원 또는 행정소송에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되는 공권력이나 폭력적 수단들은 매우 위험하기조차 하다. 갈등해결보다는 인권유린과 생명의 위협을 줌으로써 국민적 불신의 골을 키우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갈등해결책이 갈등관계에 처해 있는 당사자들 모두에게 충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여부다. 대부분의 경우 갈등 당사자들은 어느 한 쪽의 승리나 패배 또는 해결이 아닌 양 당사자 동시에 불만족 상태를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

몇 해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한국의 갈등지수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수백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로만 본다면, 분단 이후 남북대치로 인한 누적된 정치군사적 갈등에 비해 남한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각종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도를 넘어 시민들의 삶에 위협을 주고 있어 복지국가로서의 위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갈등해결 방법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몇 해 전부터 존 폴 레더락의 ‘갈등전환론’이 우리 사회에 소개되고 있어 화제다. 갈등전환론에는 갈등을 이해하는 시선을 좀 다르게 보면 전혀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비전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갈등과 분쟁현장에서 20여 년간 국제분쟁조정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대학원에서 갈등전환학을 가르치고 있는 존 폴 레더락은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것은 변화의 동력이 된다”라고 진단한다. 갈등전환론은 빠른 결론보다는 우선 갈등을 보는 시각과 그 갈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갈등을 새롭게 풀어가는 방식으로 렌즈를 사용한다.

첫째,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올바로 보기 위한 렌즈를 사용한다. 둘째, 겉으로 드러난 갈등 이면에 존재하는 관계패턴 즉 맥락을 읽어내는 렌즈다. 셋째로, 이 두 관점을 한데 엮어낼 개념적 틀이라는 렌즈다. 이는 현재 표출되고 있는 사건과 그 문제의 근원이 되는 관계적 패턴을 분리해서 분석하고, 각각의 차원에서 요구되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다각적으로 다루게 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갈등을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변화를 창출하게 하는 역동성으로 변화시키고 불어넣을 기회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갈등전환은 더 나아가 사회적 갈등의 주기적인 변화를 상상하고, 구조적 폭력을 최소화하며 정의를 극대화하도록 갈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적응반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김영애(데레사) (사)새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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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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