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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곁의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것 / 권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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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12월 1~17일 서울 평균 기온은 섭씨 -0.3도였다. 최근 한파가 몰아닥친 거리 곳곳에서는 추위를 이겨내고자 옷을 껴입거나 여러 방한 물품들을 두른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맞는 겨울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발끝이 시려오는 계절에도 홈리스(homeless), 즉 정해진 주거 없이 주로 공원, 거리, 역 등을 전전하는 노숙인들은 추위를 견딜 만한 마땅한 곳도 없이 차가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12월 18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17년 홈리스 추모제’에서는 정착지 없이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이들을 위한 추모제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낭독한 기자회견문에는 “홈리스 상태를 벗어나도록 돕는 정책이 더딘 것과 달리 공공장소에서 거리의 홈리스를 효율적으로 내쫓기 위한 조치들이 감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홈리스 추모제에 설치된 이름들 중에는 ‘물음표(?)’로 처리된 이름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누구인지도 확인받지 못한 것이다. 추운 겨울이 다가올수록 취약 계층은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최근 들어 유독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성경 구절이 가슴속을 맴돈다. 신앙인이라면 우리 곁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누구인지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들을 손가락질하지 않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위해 오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작은 발걸음이 아닐까.


권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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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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