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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목련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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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를 걸어 다니던 목련꽃도
버스정류장에서 반겨주던 목련꽃도
해가 지면 손 놓고 쉬지요, 그런데요

성당 마당에 핀 한 송이 목련꽃은
누군가 받침두리 해놓은 것도 아닌데
달빛도 잠이 드는 이 시각까지 깨어 있을까요, 혹시

무시로 날아드는 기도 손에 들어있는
폐허 같은 사연들이 보이시나요
알고 보면 포도껍질 같은 자존심인데요
그 쉬운 걸 벗겨내지 못하고 찾아와
법석 떠는 소리 들리시나요, 그랬군요

날카로운 바람 밀치고 일찌감치 피어나서
겨울보다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부시도록 하얘서 마냥 그 속을 태워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요

하얗게 지새우지 않아도 돼요
한 겹의 기도도 놓치지 않으려다
두멍이 되어버린 가슴 잠시 비우셔도 괜찮아요
때로는 성모님도

소나무에 눈 감고 기대앉아
혼자 떠난 여행지에서 맞이한 첫날밤처럼
소탈하게 웃을 줄 아는
목련꽃 닮은 여인이란 걸 알았으니까요


조현숙(엘리사벳)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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