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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아흔 살 주교의 고백 /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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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2」에서는 “사랑은 함께 춤을 추는 것”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러면서 “어디로 갈지 생각하지 말고, 서로 손을 잡고 오늘이라는 날에 행복을 느끼며, 지금이라는 순간만을 직시하고, 빙글빙글 쉬지 않고 춤을 추라”고 말한다.

10월 6일 열린 ‘제9차 해외 선교의 날’ 행사에서 아흔 살의 두봉 주교는 하느님과 사랑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고백했다. 확신에 차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 항상 ‘오늘’을 살아온 그는 60여 년 전 한국 땅을 밟았지만 “한국에 온 것이 어제 같다”고도 했다.

전쟁 직후의 가난한 나라에 두 달 반 만에 도착한 두봉 주교. 그는 한국말을 전혀 못했고, 한국 신자들은 라틴어 미사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교회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1200여 명을 해외 선교사로 파견할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우리가 사랑을 내어줄 차례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사실은 무의식중에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며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런 보증 없이 행동에 나서는 것이고, 사랑을 받는 상대의 마음에도 사랑이 싹트리라는 희망에 완전히 몸을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런 보증 없이 내어주는 삶을 살아온 두봉 주교는 우리에게 더 큰 사랑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그분께 하나하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주님께 모든 걸 내맡기면 뭐든지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끌어주십니다.”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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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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