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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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 단상] 성지순례는 신앙의 디딤돌이다 / 최상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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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성지 111곳 순례를 2년4개월 만에 마쳤다. 순례 성지에서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확인란에 스탬프를 찍어 주교회의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에 제출하여 축복장을 받았다. “순교자들의 믿음과 삶을 본받아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는 축복장은 성지순례를 완주한 성취감과 보람을 주었다. 성지순례를 일회 행사가 아닌 신앙의 디딤돌로 삼아 이어가기로 다짐했다.

순례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시간을 정하여 전국에 산재한 성지를 찾는 일이 수월하지 않았다. 출발하기 전에 성지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공부했지만 현장과 안내책자의 차이로 말미암아 헤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앙의 디딤돌인 성지는 은총의 샘, 신앙의 못자리가 되어 꽃비 같은 하느님 사랑을 가득 느끼게 하였다.

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가 생성된 장소이며 신앙선조들의 사랑과 고통, 찬미와 감사가 씨줄과 날줄처럼 엉킨 곳이다. 우리나라 성지는 신앙선조들의 탄생지, 생활터전-교우촌, 갇히고 고문당한 곳-옥터, 순교지, 묻힌 곳 등이다.

성지순례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낯선 풍물과 새로운 만남의 기대로 흥분과 기다림이 교차하였다. 출발은 여행이지만 관광이 아닌 성찰과 묵상의 시간이었다. 일상의 고통과 번민에서 벗어나 말과 행위를 반성하고 신앙선조들의 삶을 생각하며 참 신앙인으로 살기를 원하는 행위이며 다짐이었다. 신앙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예수님을 닮아 하느님의 참다운 자녀가 되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위해 세속의 부귀와 평안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한 신앙선조들의 삶의 행적이 남아 있는 교우촌은 생활습관 가운데 악습을 몰아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세상에는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이 함께 있는 것 같다. 성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추한 광경은 차분함과 경건함을 빼앗아 묵상과 기도를 산만하게 하였다. 유원지에 온 듯 소란스럽고 거친 말씨, 차분함이 결여된 요란한 행위, 분위기에 맞지 않는 화려한 옷차림, 극기를 외면한 듯 푸짐한 음식차림, 기념사진에 집중하는 행위는 경건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고요함과 경건함이 없는 행위와 모습은 성지의 분위기를 헤치고 신앙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이다.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속담처럼 기도에는 관심이 없고 관광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성지는 기도와 참배, 역사적 사실을 알려 주는 곳이다. 성지순례는 편안함보다 고통을 체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신앙은 말이 아니라 행동의 실천이다. 순교를 택하지 못해도 고통과 희생은 함께 할 수 있다. 박해 당시의 환경을 만들 수 없지만 불편함을 맛보고 체험하는 것이 순례의 참의미를 찾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 십자가와 사랑을 묵상하고 자기희생을 하며 참 사랑을 실천하고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성지라 생각한다. 따라서 성지순례는 신앙을 성장시키는 디딤돌이 된다고 확신한다.

■ 가톨릭신문 명예기자들이 삶과 신앙 속에서 얻은 묵상거리를 독자들과 나눕니다.


최상원(토마스)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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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4-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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