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빌딩 안 빽빽이 모여 있는 사무실 사이로 은은한 나무향이 새어나온다. 향기를 따라간 건물 안쪽 사무실에는 초록색 글씨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Assez’(아세즈)가 적혀있다. 친환경 생활용품 브랜드 ‘Assez’를 만든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주) 박성희 대표(에밀리아나·서울대교구 여의도본당)는 하느님이 만든 아름다운 지구 환경을 지키고자 20여 년 전부터 천연물질 개발에 힘썼다.

“모기와 해충을 잡기 위해 뿌린 살충제가 농지나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자연에 무해한 천연물질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고 실제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제가 대학원에서 전혀 다른 분야인 화학과 생물을 공부하며 천연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했습니다.”

무역회사로 시작한 화인코리아는 2013년 식품향료와 향장향료를 개발·생산하는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로 다시 태어났다. 지구와 더불어 살기 위한 박 대표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대학을 다녔던 1980년대부터 쓰레기 줄이기와 분리배출을 실천했던 그는 20대 후반, 가톨릭 신앙을 만난 뒤 그 실천이 더욱 구체화됐다.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것은 신앙인의 사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인간이 남긴 잔여물은 자연으로 흘러갔다 다시 인간에게 돌아옵니다.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제가 생분해되는 제품들을 개발하는 이유입니다. ‘아니 온 듯 다녀간다’는 말을 새기면서 말이죠.”

‘Assez’ 브랜드 제품들은 김 대표의 이러한 신념이 담긴 결과물이다. 2012년 특허 등록한 국내 산야초에서 추출한 천연물질 ‘AMIZ’를 비롯해 2016년에는 노루궁뎅이버섯과 인삼에서 면역력 증가효과를 내는 천연원료물질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이러한 천연원료들이 들어간 제품들은 환경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무해하다. 오렌지 껍질과 코코넛 오일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Assez 주방세제는 생분해될 뿐 아니라 세정력을 높이고 피부를 보호한다. 4년의 노력 끝에 완성한 주방세제는 유럽 친환경 인증인 에코서트와 독일 환경부가 인증하는 블루엔젤을 모두 받았다.

“천연원료들이 들어간 제품들은 화려한 향이나 풍성한 거품을 내지 못해요. 처음 저희 제품을 쓰신 분들은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고 생소해 하시지만, 피부와 건강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믿고 꾸준히 이용해 주십니다. 자연 그대로 돌아가는 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윤리적 소비를 위해 선택하시기도 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수장, 그리고 신앙인인 박 대표가 환경을 생각하며 묵묵히 걸어온 30년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여정에 수많은 동행인을 만들었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는 아름다운 환경을 남겨줘야 합니다. 그것이 기업인이자 신앙인인 제 신념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