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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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기후행동 최고령 활동가 최혜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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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들고 서 있는 게 뭐가 힘들어요, 환경이 나빠지는 게 더 힘든거지. 지나가던 사람 한 명이라도 피켓을 보고 ‘나도 환경보호를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해 준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가톨릭기후행동이 기후위기의 실상을 알리고자 시작한 금요기후행동 200차 행사가 있던 2월 2일. 쉴 새 없이 불어오는 칼바람에 장시간 야외에 있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기후위기를 알리고자 광화문 광장에 모인 30여 명의 사람들. 도보 한켠에 앉아있는 한 노인의 손에는 ‘지구가 많이 아파요’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점심시간 바쁜 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에게 이 노인이 든 작은 종이가 잘 보이지 않는 듯했지만, 노인은 30분 동안 피켓을 들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올해 81세인 최혜숙(가타리나·서울 목동본당)씨는 금요기후행동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회부터 함께한 열심한 신자였지만 몇 년 전 허리를 다쳐 잠시 동안 참가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금요일이면 기후행동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으로 함께했다는 그는 “금요기후행동은 하느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고 했다.

최씨는 “평소에 우리가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쓰레기가 지구환경에 안 좋다는 생각을 늘 했다”며 “나 혼자서 실천할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가톨릭교회에서 하는 금요기후행동을 알고 1회부터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가량 진행되는 짧은 행동이지만 지구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 행사가 200회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나이도 많은데 그런데 왜 나가냐고 핀잔을 듣기도 하고 캠페인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 마음속에는 이렇게라도 하면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금요기후행동에 빠질 수 없었죠.”

처음에는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금요기후행동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수고한다”고 격려하기도, 누군가는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저도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네요”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누군가가 선의를 가지고 실천한 작은 행동이 한 사람에게, 나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선을 확산시킨 것이다. 최씨가 절대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분리배출이다. 스티로폼 용기와 비닐은 재활용이 쉽도록 늘 깨끗이 씻어서 분리하고 배달 음식도 이용하지 않는다.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최씨를 행동하게 했다.

“요즘은 물자가 흔해서 많이 쓰고 버리는 게 습관이 됐지만 조금만 신경 써서 조금 쓰고 조금 버리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지킬 수 있습니다. 환경보호에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금요기후행동에 꾸준히 참가하고 싶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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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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