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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온열 쉼터서 버스 놓치진 말아야

김영규 스테파노(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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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보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한랭 질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에 서울 각 지자체는 앞다퉈 버스정류소에 온열 쉼터를 설치했다.

온열 쉼터는 투명한 재질의 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제작됐다. 외부 시야 확보를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온열 쉼터에 앉은 어르신들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이내 일어선다. 추워서가 아니다. 쉼터에는 추위를 녹일 온열 의자가 설치돼 있다. 내부 온도는 외부보다 2~4℃ 정도 높게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왜 서 있는 불편함을 애써 감수하는 것일까? 보이지 않아서다. 쉼터 안내문이 문제다. 버스 도착을 인지하는 데 오히려 방해된다는 지적이다. 편안히 앉으면 쉼터 안내 문구와 홍보 문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시선과 수평이거나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목을 쭉 내미니 그제야 도착 예정 버스 안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온열 쉼터 내부가 생각보다 넓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앉아서 다리라도 편히 뻗으려면 이내 서 있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바깥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북적이는 쉼터 내부를 보고서도 굳이 미닫이문을 열겠다면 그만큼의 배짱이 있어야 한다.

교회는 어르신들의 존재에 대해 세대 간 연결 고리의 본보기이며 가정과 사회 전체 행복의 원천이라고 가르친다. 그 때문에 어르신들한테는 무엇보다도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버스 정류소라는 특정된 공간에 주로 어르신을 위한 온열 쉼터를 설치한 지자체들의 배려는 높이 살 만하다. 다만 애초 설치할 때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적어도 버스 떠난 뒤 황급히 손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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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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