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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한국전쟁,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역사

도재진 바오로(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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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일을 얼마나, 또 어떻게 기억하며 살까? 꼭 기억해야 하는 일은 기억하며 살까?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현장 취재를 위해 최근 전북 김제와 전주를 찾았다. 그곳에서 나이 90이 넘는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을 만났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성당으로 걸어 들어오신 어르신들은 당시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들이었다.

김제 수류성당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무리 목격을 했다고는 하지만 70년 전 일인데 설마’라는 의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반신반의로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달라”고 질문했다. 돌아오는 답은 막힘이 없었고 분명했다. 고령인 탓에 아주 선명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풀어낼수록 기억은 점점 되살아났다. 어르신들 설명을 듣는 내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전주로 넘어가 만난 또 한 분의 어르신도 마찬가지였다. 90이 넘는 나이 때문에 몸은 불편하지만, 목소리나 발음, 기억력은 청년 같았다. 날짜까지 분명히 기억했고 당시 자료들도 갖고 있었다. 이 어르신은 요즘도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예전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것을 잊은 채 살아 산다. 잊는다기보다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마치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면 친구에게 전화조차 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처럼.

김제와 전주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당부는 하나였다. “한국전쟁을 잊지 말고 기억해서 후세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류성당 사무장은 “이 지역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해주실 분들은 이제 3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은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역사다. 매년 6월 25일만 기억하기에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한국전쟁을 ‘남침’인지 ‘북침’인지 헷갈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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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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