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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절규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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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바뀌는 게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잘못된 결정에 희생됐다는 걸 인정해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지난 1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대표들을 만났다. 개성 기업인들은 4년 전인 2016년 2월 19일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에 당시 정부가 갑자기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기업인들은 말 그대로 몸만 챙긴 채 개성을 빠져나왔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업인들은 같은 해 5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기업들이 헌법 소원을 제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중단 결정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재산권 침해됐다는 것이다. 다행히 재판 요청 후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는 듯 보였다. 정부가 2017년 자체 조사에서 개성공단 중단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 결정이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또 그다음 해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 개성공단 재개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9년 북미회담 결렬 이후 개성 공단 재개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재판 역시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사이.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 기업 10 이상이 휴업에 들어가거나 폐업했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발생한 코로나19 대유행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이제는 해외에 만든 공장까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갑자기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 한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 공단 재개가 미뤄지면서 기업인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자회견 날 언론 앞에서 핏대를 세워가며 고통을 호소했던 기업인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이 그의 말 안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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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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