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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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 단상] 2020년 특별했던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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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사순절은 그 어느 때 보다 특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월 26일 재의 수요일부터 미사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모든 일상이 멈춰선 듯 했지만 어김없이 사순절의 막바지 성주간이 다가왔다. 일 년 중 가장 거룩한 시기이면서 전례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성주간을 그냥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다녀온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통해 성주간의 의미를 다시 묵상해봤다.

성지순례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주님의 눈물 성당, 겟세마니 성당과 십자가의 길, 주님의 거룩한 무덤 성당이었다.

주님의 눈물 성당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기 전 이곳에서 도성을 바라보고 우시면서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루카 19,42-44)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당시 예루살렘은 극심한 고통과 파멸 속에 있었고, 예수님은 사랑하는 백성이 하늘에서 받을 심판 때문에 우셨다고 한다. 아직도 예수님은 사랑으로 우리의 회개를 위해 눈물을 흘리시며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것 같았다.

올리브 산 서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겟세마니 성당이 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옴을 아시고 고뇌하시며 기도하신 것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성당 중앙 제대 앞에는 예수님께서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 하셨던 곳(마태 26,39; 마르 14,35; 루카 22,41)으로 전해지는 넓은 바위가 놓여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릎을 꿇고 바위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아버지, 제 뜻대로 하지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는 예수님의 애절한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유다가 앞장서 종교지도자들이 보낸 무리가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을 잡아간다. 그 다음날 본시오 빌라도로부터 판결을 받고 난 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그가 못 박힐 장소인 골고타로 향한다. 그 길이 십자가의 길이다. 우리 일행은 새벽5시에 아무도 없는 칠 흙 같이 어두운 이 언덕길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서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예수님의 마음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수많은 순례객들로 닳고 닳은 돌계단을 올라가면 주님의 거룩한 무덤 성당이 있다. 이곳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무덤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 무덤에서 부활로 승리의 왕이 되셨다.

올해 특별한 사순절을 보내면서 예루살렘 성지를 다시 묵상하고 역사 속에 실존하신 예수님 그리고 부활하시어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너는 나를 사랑 하느냐?(요한 21,17)”는 물음에 나도 사랑으로 응답하리라 다짐했다.


※가톨릭신문 명예기자들이 삶과 신앙 속에서 얻은 묵상거리를 독자들과 나눕니다.




정금원(스콜라스티카)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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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5-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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