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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전염병과 전쟁, 누가 더 무서울까?

조용만(요한 세례자, 상지대 안보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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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5월말 기준으로 확진자가 60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4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세계 패권국 미국은 전 세계 확진자 수의 약 30, 사망자의 약 28를 차지하는 세계 최다 감염국이 되었다. 그 다음은 브라질, 러시아, 영국 등 힘깨나 쓰는 국가들이 뒤를 잇고 있다. 이를 보면 강국과 전염병의 확산 속도는 확실히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미국, 러시아, 영국 등 강국일수록 메트로폴리탄이 많아 인구밀도가 높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과 거주자들의 빈부 격차도 한몫할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구약성경을 보면 당시 강한 부족국은 이집트였다. 주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집트에 물이 피가 되는 재앙, 개구리 소동, 가축병, 종기, 어둠 등 10가지 재앙으로 공격해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켰지만, 전쟁이나 힘을 사용하지 않았다. 인간이 만든 못된 강국은 해충, 전염병, 종기 등을 이용해 폐허로 만들고, 착한 백성은 구하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로마 제국은 ‘세계의 머리’, ‘영원한 도시’라고 부를 정도로 서양 문명을 대표하는 강국이었다. 역사는 서로마가 반달족의 약탈 행위로 인해 국력이 약해졌고, 훈족에게 밀려 서진하던 게르만의 침입으로 멸망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서기 165~180년 사이에 아시아와의 무역, 흉노족에 의한 전파로 추정되는 갈렌의 역병(안토니우스 역병)으로 인해 15년 동안 500만 명이 죽었다. 또 251~266년에 창궐한 성 키프리아누스 역병은 로마에서만 하루에 50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541년부터 750년 사이에 발생한 역병은 하루에 1만 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하여 유럽 인구의 반이 죽었다고 하니 어찌 전쟁으로 로마가 멸망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중국과 아시아 내륙에서 유래한 페스트는 1347년 급격히 유럽인들에게 전파되었는데 이로 인해 750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1453년 동로마 제국이 멸망한 직접 원인이 아닐까?

‘뉴욕 타임스’는 현재 코로나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 수 10만 명은 이라크전 사망자의 22배, 9·11 테러 희생자의 33배,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사자의 41배라고 전했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총탄보다 무섭다. 그런데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는 세균 크기의 1/100 또는 1/1000 크기로 세포를 숙주로 하여 번식하기에 전염성이 더 강하다. 과학이 발달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한발 앞서 가고 있다. 교만한 인간과 교만한 국가일수록 무릎 꿇고 기도하며 겸손해야 할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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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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