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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하느님은 다 계획이 있습니다(정다운, 프란체스카, 방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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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로 일하면서 뭐가 제일 좋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럴 때마다 저의 대답은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경제적 자유까지 보장되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은 없는 것 같다”입니다. 하지만 이 일의 치명적인 단점은 ‘시간’으로부터의 자유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내 시간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방송국의 특성상, 모든 스케줄이 프로그램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돌아가면서 그 일정에 개인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내 일은 너무 불규칙적이어서, 너무 바빠서 신앙생활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라는 핑계를 대기에 딱 좋은 구실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견진성사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언론인 교리’ 제도는 그동안 냉담의 이유로 내세웠던 ‘바빠서 못해’라는 얄팍한 핑계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규칙적으로 시간을 낼 수 없는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방송국으로 찾아오셔서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만큼 견진성사에 필요한 교리를 가르쳐주시는 방식이었는데요. 외부의 성당에 시간 맞춰 교리를 받으러 다닐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였습니다.

관심을 갖고 찾아보니 견진교리뿐만 아니라 예비신자 교리반도 운영되고 있었고, 언론사뿐만 아니라 가톨릭재단의 학교나 병원, 사제가 파견되어 있는 기관들, 혹은 신우회나 교우회가 형성된 곳, 심지어 태릉이나 진천 선수촌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2008년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 만났던 김연아 선수도 그런 과정을 통해 세례를 받았고, 항상 시합 전에 묵주반지에 친구(親口)하고 기도하며 마음을 다스린다는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이렇듯 아무리 우리가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를 외쳐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찾는 마음만 있다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곳곳에 안배해 놓고 계셨습니다. “너희가 바쁘면 내가 자리를 마련해 볼게”라고 하시는 것처럼 말이죠. 바쁘다는 것이 하느님을 만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미사가 중단되고, 성당에 가는 게 쉽지 않았던 적도 있었죠. 지금도 완전히 회복한 상태는 아니지만, “너희가 못 오면 또 내가 자리를 마련해 볼게”라고 하시며 TV나 스마트폰 중계로도, 심지어 바티칸에서 교황님이 집전하시는 미사까지 볼 수 있게 하느님은 조치를 다 취해주십니다.

하느님은 다 계획이 있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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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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