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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감염병 투쟁사 속에서 찾아낸 팬데믹 대응법은

서울국제포럼 김명자 회장 「팬데믹과 문명」 발간, ‘지속 가능한 발전만이 지구 공동체가 살 길’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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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전 세계를 멈춰 세웠다.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고, 사회 각 분야에선 비대면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사람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서울국제포럼 김명자(헬레나) 회장은 “팬데믹은 인류 문명사에서 항상 등장했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앞으로 대응해 나갈 방법을 고민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과학·사회학 관점 등 입체적으로 살펴

김 회장은 최근 문명사는 물론 과학과 사회학적 관점에서 팬데믹 문제를 입체적으로 다룬 「팬데믹과 문명」(까치, 표지 사진)을 발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김 회장은 오히려 과거를 돌아봤다.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 독감, 에이즈 등과 같은 감염병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경제, 사회, 정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폭넓게 펼쳐 보였다. 감염병 발생 원인과 치료제를 찾기까지의 의과학 발전사를 살피고 기후변화와 팬데믹과의 연관성도 짚었다.

“문명사 속에서 인류가 감염병과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무엇을 극복했고 한계는 무엇인지를 통합적으로 보고 실체를 이해할 때 앞으로 오게 될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치료제와 백신이 빨리 개발돼야 하겠지만 이러한 기술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애써 개발한 치료제와 백신을 피해가기 때문이다. 그는 “항생제와 백신 개발로 한때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 분위기도 있었지만, 항생제 내성이라는 새로운 장벽에 부딪혀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우주 역사는 138억 년이고 지구 나이는 45억 년입니다. 박테리아 출현은 35억 년 전 일이고요. 그에 비하면 인류의 신석기 시대는 고작 1만 3000년 전 일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늦게 나타난 인류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죠. 지구 입장에서 보면 지구는 숙주고 인간은 바이러스입니다.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인간도 파멸합니다.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함께 죽으니까요. 지구 환경과 인간이 공동운명체라는 걸 깨닫는 것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김 회장은 특별히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팬데믹인 14세기 페스트는 지구 기온이 온화하던 시기에서 소빙하기로 진입하던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창궐 배경에는 그 이전 3년간 이상 저온 현상이 있었고요. 학계에서는 기후변화가 각종 전염병의 원인이거나 창궐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기후변화와 연관된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고요.”

김 회장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문명사를 바탕으로 21세기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스마트화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산업과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 보면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기후변화, 자원위기, 환경오염, 빈부격차 등 지구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면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코로나19 발생은 인간 사회가 생산과 소비를 돌아보고 자연을 이해하며 심사숙고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기술지향주의도, 영웅주의도 오늘날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긍휼, 자비, 배려,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만이 지구 공동체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

팬데믹과 문명의 역사, 그와 연관된 사회와 산업, 기후 문제 전반을 넘나드는 통찰은 학자이면서도 정부와 의회에도 몸담았던 그의 이력과 경험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1966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30여 년 대학 강단에 섰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4년간 환경부 장관을 맡아 행정가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제17대 국회의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최초 여성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에도 30여 개 기관 정책 자문을 맡고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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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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