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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6·25전쟁,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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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이라고 하면 우리는 무엇을 기억할까. 대부분 사람은 북한의 남침, UN군의 도움과 인천상륙작전, 서울 수복 등 ‘전쟁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자문위원인 이수정(체칠리아,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6ㆍ25전쟁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전쟁을 전쟁 그 자체로만 기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증오심을 키우는 데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인 동시에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이중적인 존재라는 점이다. 북한을 적으로만 바라본다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를 이루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6ㆍ25전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교수는 6ㆍ25전쟁에 대한 다양한 기억들, 특히 피해자들의 기억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평생을 ‘빨갱이’라고 불리며 살아온 A씨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A씨의 삶은 아버지에 대한 투쟁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됐다. 아버지는 증오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감춰져 있었다. 엄중한 사회 분위기 속에 A씨는 가족 간의 정(情)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A씨와 같은 피해자에 대한 기억은 널리 알려지지 않는다.

용서와 화해는 피해에 대한 치유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피해자 개인의 상처조차 제대로 보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A씨의 사례에서 보듯 개인의 아픔을 감출 것을 은연중에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의 아픔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면서, 그보다 더 폭넓고 뿌리 깊은 사회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하나씩 차근차근 고쳐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우리가 전쟁을 기억하면서 피해자들의 기억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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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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