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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수해 피해를 보며 /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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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에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난리다. 목숨을 잃은 분들과 이재민들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재난을 당한 분들이 속히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정성이 모아져야 하겠다. 자연재해를 직면할 때마다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생태환경 보전의 긴박함, 다른 하나는 불평등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한’ 재난 현상이 빈발한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 역시 그런 혐의가 짙다. 물론 과거에도 이상 기후가 나타난 적이 없지 않다. 자연재해 예방 인프라가 거의 없었던 과거에 더 많은 피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 재해의 빈도와 양상은 분명히 일상화된 이상 기후의 증상을 보여 준다.

재해가 주는 또 한 가지 화두는 ‘불평등’한 재난이다. ‘왜 재난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가혹할까?’라는 부제를 단 「재난 불평등」이라는 책도 있다. 자연재해는 어디서고 발생하지만, 그 혹독한 피해는 유독 가난한 이들에게 뚜렷하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이나 2010년 아이티 지진이 그러했다.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1836명이 죽었지만 피해는 가난한 흑인에게 집중됐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강요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두에게 힘들지만, 사회적 약자들에게 결정적으로 치명적이다. 홍수 피해 취재의 경험을 돌아봐도, 물난리는 대개 빈곤지역에 집중됐었다.

그런데, 기후위기와 재난의 불평등이라는 두 가지 화두는 모두 연대와 공동선이라는, 오직 성숙한 인간만이 갖는 미덕으로 극복된다. 후세대까지를 염두에 둔 생태환경 보호 노력과 가진 것을 나누려는 사랑의 연대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는 어떤 어려움도 이긴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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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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