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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동두천가톨릭센터에서 찾은 희망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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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올해 중학교에 들어갔다. 집보다는 친구들을 만나 노는 게 더 좋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태블릿 PC를 통해 비대면 수업만 받고 있다. 은수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과 수학이다. 나중에는 훌륭한 외과의사가 되어서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다만 영어가 서툴러 걱정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은수의 얼굴을 상상해보자. 은수는 어떤 피부색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연한 노란색 피부를 가진 아이의 얼굴을 먼저 떠올렸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틀렸다. 은수의 피부는 검은색이다. 은수의 부모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온 이주민들이다. 은수 역시 카메룬에서 태어났지만 태어나자마자 한국에 왔다. ‘외국어’는 영어만 서투르게 할 뿐, 주로 한국어를 사용한다.

난민과 이주민들은 우리 주변에 사는 이웃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주민들을 다른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남아 있다. 올해 7월 문을 연 동두천가톨릭센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동두천가톨릭센터는 애초 지난해 축복식을 마치고 ‘난민센터’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 예정이었다. 근처 지역에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자녀를 돌볼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난민’이라는 단어가 문제였다. 주민들은 전국의 모든 난민이 몰려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과정을 지켜본 센터 관계자는 “난민을 이웃이 아니라 여전히 이질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는 증거”라고 안타까워했다.

동두천가톨릭센터가 다시 문을 여는 과정은 희망도 함께 보여줬다. 센터 관계자는 “이곳이 이웃 자녀들을 위한 공간임을 깨닫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반대 여론도 저절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꼬리표를 떼고 보면, 우리 주변의 이웃이라는 것. 이 당연한 말이 유독 가슴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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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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