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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 기도의 힘 믿기에 손수 만들어 선물하는 사제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이재룡 신부, 2012년 새 사제 선물로 시작해 1000여 개 제작해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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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이재룡 신부가 직접 만든 묵주를 들고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묵주는 우리를 기도로 안내합니다. 그런 점에서 묵주는 아주 강력한 기도의 도구예요.”

새 사제들에게 묵주를 선물해온 이재룡(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 신부가 “묵주가 없어도 물론 기도를 할 수 있지만, 묵주가 만져지면 그 묵주가 우리를 기도로 초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0월 묵주 기도 성월을 맞아 9일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한국성토마스연구소에서 이재룡 신부를 만났다.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이라는 직책에서 알 수 있듯 이재룡 신부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을 연구하는 신학자다. 하지만 이 신부의 또 다른 타이틀은 묵주 만드는 신부다.

이 신부가 묵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 주임 시절, 새 사제를 위한 선물을 고민하다 기념 묵주를 생각해냈다. 처음에는 묵주 하나를 만드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묵주를 만들다 잘못해 매듭을 풀기를 반복하다 겨우 완성했다. 그렇게 본당 신자들과 함께 3개월 동안 묵주를 만들어 새 사제에게 선물했다. 다음 해 본당에서 또 새 사제가 났을 때도 묵주를 만들어 선물했다. 2013년 혜화동본당 주임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신자들에게 묵주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 신부는 “대단한 선물도 아니고 새로운 것도 아닌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묵주이지만 직접 만들어 새 사제에게 선물로 준 것이 뜻깊었다”며 “묵주를 만들어 선물하는 것은 받는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만드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신부가 만든 묵주에는 받는 사람을 위한 지향이 담겼다. 이 신부는 “기본적인 지향 자체가 기도이자 축복이 내리기를 비는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묵주를 만들면서 기도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묵주를 만들 때 작업 규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중에는 기도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절반은 기도한다는 말이 맞고 절반은 과장된 면이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 신부는 직접 만든 자신의 묵주 십자가에 ‘1237’이라는 숫자를 새겼다. 사제수품 순서 번호다. 1번 성 김대건 신부, 2번 최양업 신부 순으로 세다 보면 자신의 사제수품 순서가 1237번이라는 거다. 묵주 십자가에 숫자를 새기는 아이디어는 오류동본당 성소후원회원들의 제안이었다.

이 신부가 지금까지 만든 묵주는 1000개가 넘는다. 본당 주임 시절에는 묵주를 많이 만들었지만 한국성토마스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서는 묵주 만드는 일은 좀 뜸한 편이다. 요즘은 가끔 묵주를 만들어 귀한 발걸음을 해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기자에게도 직접 만든 묵주를 선물했다. 이 신부는 “기도하지 않으면 사람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며 “묵주가 기도의 도구이고 언제나 기도로 안내하는 것이어서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물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묵주는 우리를 기도로 안내하고 인도하는 도구여서 묵주 기도를 통해서, 묵주 기도가 아니더라도 어떤 기도를 통해서든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며 “기도는 필요한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고 신앙의 활성화, 신앙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묵주 기도 성월은 물론이고 묵주 기도 성월이 아니더라도 은총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앙인들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일을 왜 하냐고요? 사랑하니까요.” 직접 만든 묵주를 손에 든 이 신부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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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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