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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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아빠, 힘들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행복 있기에

아빠들의 성장 일기 「썬데이 파더스 클럽」 발간한 ‘아빠’ 강혁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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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는 아빠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뉴스레터를 발행한 강혁진씨. 그의 품에는 아들 이서가 안겨있다.


“아이를 키우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큰 유희 중 하나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만 싫지는 않습니다. 운동처럼 힘든 게 싫은 건 아니니까요. 육아는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즐거운 행위예요. 그런데 너무 힘들죠. 하하.”

어린이집에서 갓 하원한 3살배기 아들 강이서(프란치스코)군이 아빠 품에 안겨 공룡 동화책을 읽다가 소파로 뛰어가더니 뒹굴다 블록 놀이를 한다. 아이는 이리저리 튀어 오르는 공 같다. 그 꽁무니를 마흔 넘은 아빠가 따라다닌다.



무지개빛 행복

저출산 시대, 아이를 키우는 게 뉴스가 되는 시절이다. 아빠가 육아하면 더 뉴스가 된다. 아빠 강혁진(토마스 아퀴나스, 워크베터컴퍼니 대표)씨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장난꾸러기 아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진다. 24시간 옆에 두고 보고싶은 얼굴”, “왠지 모르게 울컥하게 되는 사진이랄까”, “오늘은 아이 분유를 잘 먹였다고 신생아실 선생님들께 칭찬을 받았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함께 올라와 있는 사진들은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 단호박을 떠먹는 아이의 영상, 하품하고 있는 아이의 쩍 벌린 입, 아빠 품에 안겨 쪽쪽이를 물고 있는 모습, 추천하고 싶은 동화책 표지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이 가지각색으로 표현돼 있다.

과거 BC카드에서 광고·전략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금껏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강씨는 2021년 7월 아빠가 되는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았다. 강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커버리는 아이와의 일상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수첩에 메모해나갔다. 사진도 인화해 붙였다. 강씨는 육아를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는 아빠들을 모았고, 2022년 2월 6일부터 매 주일 밤 9시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썬데이 파더스 클럽’. 밤 9시는 육퇴(육아 퇴근) 후 시간대로 잡았다. 그야말로 돌봄과 양육 사이에서 휘청거리는 아빠들의 성장 일기다. 1년간 발송한 뉴스레터는 차곡차곡 쌓였고, 지난해 책으로 발간돼 관심을 모았다.

“결혼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간극은 적지만, 결혼했는데 아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간극은 크다고 생각해요. 사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지만 쉽지 않아요. 임신과 출산이 힘들다는 것은 결국 간접 체험으로만 알 수 있거든요. 육아와 출산을 아름답고 즐겁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죠. 출산과 육아를 즐겁게 표현하는 콘텐츠도 잘 없고요.”
강혁진씨는 틈틈이 육아 일상을 기록한다. 그 기록이 소재가 되어 글이 됐고, 글은 책으로 빛을 발했다.

일과 양육 가능하게 도와야

마케팅 분야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강씨는 지난 3월 저출산·고령사회운영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위촉됐다. “기업이든 정부든 일하는 부모를 빨리 집에 보내주는 게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부모가 야근하면 회사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봐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요? 부모가 일하면서도 아이들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합니다.”

강씨는 “아이를 키우는 이유는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인데, 주변에서 출산과 양육에 대해 과도하게 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이 늘어나면 출산율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볼 여건이 되지 않으면 아이를 낳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의 아내 뱃속에는 둘째가 크고 있다.

그는 “지금 아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예뻐서 아이가 크는 게 아깝다”면서 “아이와의 일상과 추억을 글로 기록하면 아이를 키우며 느낀 제 생각을 담을 수 있고, 더불어 삶이 진해지고 해상도가 높아진다”고도 밝혔다.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삶에서의 피버팅(중심축을 두고 전환하는 기술)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피버팅을 잘하는 사람은, 아빠로서의 삶과 더불어 한 인간으로서의 삶 역시 굳건히 다져가는 사람일 것이다. 내가 굳건해야 아이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라는 중심축을 지지하는 발이 단단해야 ‘아이’를 향해 움직이는 다른 발도 재빠르게 움직이며 피버팅할 수 있다.”(「썬데이 파더스 클럽」 중에서)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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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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