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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 한국 교회와 사회 원로, 정의채 몬시뇰 하느님 곁으로

빈소는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 장례 미사는 30일 명동대성당에서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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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와 사회의 원로이자, 한국 교회 최고의 지성인 서울대교구 정의채 몬시뇰이 12월 27일 선종했다. 향년 98세.

1925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정 몬시뇰은 사제가 되기 위해 함경남도 원산의 덕원신학교를 다니던 중 6·25 전쟁을 맞았다. 전쟁 중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한순간만이라도 신부 생활을 하다가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정 몬시뇰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남한으로 내려왔고,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8월 사제품을 받았다.

정 몬시뇰은 부산 초량본당과 서대신본당에서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불광동본당과 명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다.

1961년 로마 우르바노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정 몬시뇰은 1974년까지 가톨릭대학 신학부(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교수와 부학장, 대학원장을 지냈으며, 1988년에는 가톨릭대학 신학부 학장(당시 총장)을 역임했다. 또 1992년부터 2009년까지는 서강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양성에 힘썼다.

1980년대 초 한국 교회 200주년 당시 정 몬시뇰은 200주년 사목회의 실무 총책임자를 맡아 한국 교회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고, 2005년에는 서울대교구 명동개발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돼 명동성당 개발의 당위성과 방향을 제시하며 명동 개발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 1991년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를 창설해 생명 문화 정착에도 앞장섰다.

1990년에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특명으로 제8차 세계주교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에서 ‘가톨릭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고, 1991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정의채(서강대 석좌교수) 신부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 행사 후 김수환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정의채 몬시뇰 미수연 겸 출판기념회에서 정 몬시뇰과 염수정 추기경, 이용훈 주교, 유수일 주교가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정 몬시뇰은 2000년 가톨릭 사상사에서 한 획을 그은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우리말 번역을 비롯해 「형이상학」, 「존재의 근거 문제」, 「삶을 생각하며」, 「사상과 시대의 증언」, 「현재와 과거, 미래를 넘나드는 삶」, 「모든 것이 은혜였습니다」, 「철학의 위안」, 「중세 철학사」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정 몬시뇰은 “청소년 문제는 막연하게 걱정만 할 문제가 아니라 정밀 진단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구체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고, 북한 인권을 비롯해 인권 문제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역대 한국 대통령들에게도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 몬시뇰은 1991년부터는 원로사목자의 길을 걸었고, 2005년 몬시뇰에 임명됐다. 정 몬시뇰은 올해 사제수품 70주년을 맞았다. 1925년 12월 27일생인 그는 공교롭게도 자신의 생일에 선종했다.

빈소는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28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장례 미사는 30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다. 장지는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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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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