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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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가족 이효숙 "청춘의 희생 담긴 특별법, 당론 얽매이지 않고 통과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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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방송 : CPBC 뉴스
ㅇ 진행 : 이혜은 앵커
ㅇ? 출연 : 이효숙 / 이태원 참사 희생자 故 정주희 씨 어머니

오늘은 반드시 다뤄야 되는 이야기 초대석을 통해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면서 요구한 이른바 이태원 특별법.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거부하면서 특별법은 국회로 돌아갔습니다.
유가족들이 필사적으로 호소해 온 바람이 끝내 무산이 된 건데요. 오늘은 故 정주희 씨의 어머니 이효숙 씨 모시고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정주희 엄마 이효숙입니다.


▷ 오늘 어려운 이야기들을 나눠야 할 것 같아서 미리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2022년 10월 29일이었습니다. 벌써 한 해가 넘어갔고, 2024년까지 오게 됐는데 주희씨를 만나신 순간부터 주희 엄마라고 불리셨을 거 같아요. 그런데 10월 29일 이후로 이효숙 씨라는 이름보다 주희 엄마로 더욱 오랫동안, 많이 불리셨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어떤 심정으로 살아오셨는지 궁금합니다.

▶ 사고 이후에, 처음에는 그 말 자체가 믿기지 않았지만, 너무 당황하고 충격에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를 몰랐고, 주희 사진을 볼 때마다 영정사진을 볼 때마다 현실인지 아닌지, 스스로가 판단이 안되는데. 이제 아직도 그 사진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뭉클뭉클해오고 이거는 현실이 아니지 하고 자꾸 부정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이제 각종 저희가 이제 아이들을 위해서 발 벗고 뛰는 순간도 나 자신을 확인을 재차 하고 또 누워서 잠자려고 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렇게 잠이 안 와요. 그리고 자다가도 깨서 재차 확인하고, 또 울다 자고, 이게 생활 자체가 모두 이렇게 무너졌어요. 그리고 가족들도 다 그 아픈 마음과 상처 그런 것 때문에 서로가 대화가 안 돼요. 이렇게 그냥 침묵으로 일관하고. 또 저희 아들 같은 경우는 그 사고 얘기하는 것조차 거부를 해요. 얘기하지 말라고, 힘들다고. 그리고 현장에 그러니까 분향소도 안 와요. 우리가 있었던 행복이 산산조각 나고. 어느 순간 저항을 하고 우리가 평범하고 행복했던 상황이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 사실 저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만, 뉴스를 보면서도 참 믿기지 않았던 심정이었습니다. 가족분들은 어떠셨겠습니까. 지금 살면서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표현을 해 주신 것 같은데 일상이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 이태원 특별법이 끝내 무산이 됐습니다. 그동안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기 위해서 참사 현장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시기도 하셨고, 또 지금 삭발식을 하시기도 하셨죠. 어떤 심정이신지도 함께 들어보고 싶네요.


▶ 저는 희생자 어미로서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오체투지를 해서 아이들이 좀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그런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청춘 159명이 희생돼서 만들어진 특별법이에요. 국민의 안위를 살펴야 될 대통령께서는 이태원 특별법을 꼭 공포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혼신의 마음을 다해서 오체투지 행진, 159배, 우리 단체로 1만 5900배 그리고 삭발식까지 정말 간절하게, 간절하게 호소하는 마음으로 다 행동해 왔던 거예요. 그런데 결국은 공포를 안 하시고 거부권을 행사하셔서 너무 마음이 아파요.


▷ 1만 5900배의 소식은 저희 CPBC 뉴스에서도 클로징으로 다뤄드린 바가 있는데 결국에 거부권이 행사됐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마음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태원 특별법이 다시 국회로 돌아가게 됐는데 결국 폐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더 걱정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유가족협의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저희는 이제 2월 29일 날 재심을 또 하게 돼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제 국회의원 한 분 한 분께 국회의원께서는 헌법기관이잖아요. 그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분이기 때문에 당론에 매이지 마시고 정말 이 사회적인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고 안전을 위해서 꼭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그러기 위해서 우리 유가족들이 최선을 다해서 또 염원의 기도를 하고 있고 바라고 있어요.


▷ 이태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0월 29일에 이태원을 갔다는 것이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서 해방된 기쁨을 또 누리러 갔던 장소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짚고 넘어가야 되는 상황에서 끝내 거부권 행사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현해 주신 거고요. 
피해자와 유가족과 협의되지 않은 정부의 지원책 발표도 함께 발표가 됐는데, 특별법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진상 규명 내용이 빠졌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거는 이제 저희가 여당하고 야당 하고 중간에 합의 시점에 있었어요. 그래서 이게 합의가 안 돼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제가 양보를 한 거예요. 양보를 하고, 특조위 위원들도 양보를 하면서 국회의장한테 위임을 했잖아요. 그렇게까지 정말 중요한 안건까지도 저희가 양보를 하면서 특별법을 통과를 시켰는데 결국은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해서 저희 유가족들은 너무 많이 무너져 있고... 너무 많이 힘들기도 하고 또 이런 사회적 현상을 국가에서 특별법을 제정을 안 하면 오송 지하 사고나 또 채상병 사건이나 이런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그런 건데 정부는 저희 그런 간절한 마음을 들어주시지 않는 것 같아요.


▷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만남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님도 가족이 있잖아요. 자식을 낳아서 영혼을 다해서 혼신을 다해서 진짜 키우시고 성장시키셨을 거 아니에요. 그럼 159명의 젊은 청년도 다 가족과 부모들이 그렇게 해서 성인으로 사회인으로 키웠어요. 그럼 이 159명이 사회적 참사로 희생당했으며 그들이 희생당한 걸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다시는 이런 사회적 참사가 안 일어나게끔 이태원 특별법이 꼭 통과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 예, 사실 저희 준비된 질문이 조금 더 있기는 한데, 마지막 질문으로 시간 관계상 좀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따님 정주희 씨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로만 기억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어머님께서 어떤 딸이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거든요.

▶ 우리 주희는 성격이 굉장히 밝아요. 밝고 이렇게 사람을 여럿 아우를 줄도 알고. 그리고 이제 집에서는 기둥 역할을 했어요. 그리고 이제 아이가 밝고 언어를 참 좋아해서, 4개 국어를 해서 아빠 회사 일도 도와주고, 책임져주고 그리고 이제 엄마, 아빠 가족들을 함께 이렇게 국제적인 여행도 할 때 자기가 계획 짜고 해서 정말 가정에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끔 많은 시간도 할애해 주고... 엄마한테 유독 잘했어요. 같이 여행도 둘이 다녀봤고, 진짜 차박도 같이 해봤고, 항상 엄마가 일하는 모습이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많이 위로도 해줬고 했거든요. 그리고 이제 밑에 남동생이 하나 있어요. 동생도 엄청 챙기고 그 동생이 너무 상처가 커서 힘들어해요.


▷ 정주희 씨, 지금 주님 곁에서 또 어머니를 지켜보고 계실 것 같고. 또 같이 다른 유가족분들도 함께 지켜주고 계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영원한 안식을 함께 기도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故 정주희 씨의 어머니 이효숙 씨와 함께 오늘 초대석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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