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기고] 제6차 아시파 총회를 다녀와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1990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렸던 제5차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총회에서 ‘아시아 안에서의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교회는 ‘공동체들의 친교’(communion of communities)라 규정하였다. FABC는 ‘공동체들의 친교’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남아프리카 룸코 연구소의 ‘소공동체’ 사목 모델과 프로그램들을 이 총회 기간 중 소개하였고, 아시아 주교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 뒤로도 이 총회에서 천명된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산하 평신도위원회와 인간발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1993년 말레이시아의 페탈링 자야(Petaling Jaya) 모임에서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아시파’(AsIPA: Asian Integral Pastoral Approach), 곧 ‘아시아의 통합 사목적 접근’이라고 부르기로 했으며, 그해 FABC 평신도 사무국 산하에 ‘AsIPA’를 설립하게 되었다.

2012년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스리랑카 나이나마다마 교구 친타나 센터에서 열린 이번 16회 총회는 “Go You are sent forth(Mt 10:5) following Jesus in Mission : Small Christian Communities Serving and Ministering”라는 주제로 16개국 교회가 참가하였다. 주교 11명, 사제 71명, 부제 1명, 수도자 12명, 평신도 56명이 참가하여 아시파 방식의 다양한 복음 나누기를 공부하고 실습하였다. 복음나누기 7단계만이 아니라 공동 응답과 아모스 복음 나누기를 실습함으로써 복음과 삶의 더 깊은 연관성을 체험하였다. 그리고 스리랑카 콜롬보 교구의 본당과 소공동체를 탐방함으로써 아시파 방식을 통해 활기찬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스리랑카교회를 볼 수 있었다. 총회 기간 중에, 1년 전에 하느님 품에 돌아가신 고 오스왈드 주교를 추모하고 그와 함께 룸코 방식의 복음화 프로그램을 만든 남아프리카 교구 로빙거 주교의 아시파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인도 다브레 주교의 교회의 존재 양식으로서의 소공동체에 대한 열정적인 강의가 있었으며, 참가한 각 국 교회의 아시파 방식이 적용된 소공동체 소개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국 상황에서 실행하고 있는 소공동체 아시파 방식의 특성을 논의하였고 아시아의 상황에서 아시파 방식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였다.

한국에서는 사제 4명, 수도자 2명, 평신도 4명이 참가하였다. 참가자들은 이미 1992년에 도입된 소공동체 사목과 아시파 방식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보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사목적 접근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였다.

끝으로, 이번 아시파 총회를 통해 발견한 것들을 소개하고 싶다. 첫째, 친교의 교회, 참여하는 교회를 이루어 가기 위한 아시파는 현재와 미래 교회의 비전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둘째, 말씀을 중심으로 함께 모인 신자들이 자신들의 공동체를 통해 지역과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복음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며 자신들의 그리스도 신자로서 사명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로써 자신들이 교회라는 인식을 통해 사회 복음화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도직분을 보여주고 있었다. 셋째, 무엇보다도 아시아교회의 많은 주교들이 그들의 사제들과 평신도들과 함께 통합적 사목을 펼쳐가고자 하는 노력은 큰 감동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아시아교회가 가톨릭 보편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주역이 될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갖게 하였다. 넷째, 특별히 이번 아시파 6차 총회는 가톨릭 신앙의 쇄신과 회복을 위한 ‘신앙의 해’ 선포 목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파 방식을 통해 아시아의 많은 교회들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훌륭한 도구로서 사명을 수행할 것이라 희망할 수 있었다.

다종교 다민족 특성을 지닌 아시아 지역의 특별한 사회적·문화적 상황에서 아시파 방식의 교회 존재 양식으로서 소공동체는 교회의 새로운 사도직 수행의 학교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 지역 복음화에 구체적인 실천을 발견하고 실천할 것이라 희망할 수 있었다.

아시파 총회는 사제인 나에게 교회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고 새로운 열정을 일으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협력해주신 실무자와 아시파 총무에게도 감사드린다.

끝으로 바람이라면 한국교회가 지금보다 더 말씀에 토대를 신앙과 공동체로서 친교를 이루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각 교구와 사목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커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준한 신부(광주대교구 주월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1-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8

집회 2장 4절
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