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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 "피데이 도눔"에 적극 나서자 / 송영호 신부

젊은 사제들이여, 이제는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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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데이 도눔은 사제성소가 풍부한 한국교회가 `나누는 교회`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다.
사진은 페루 고산지대에서 사목하는 황주원(의정부교구) 신부가 주님 수난 성지주일 때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해외 선교, 참 하느님 만나고 예수님 마음 얻는 은총의 시간
중남미 교회 사제 부족 심각… 교구 지속적 관심ㆍ지원 필요


   지난 달 열린 서울대교구 전체사제모임에서 보좌신부 장기화 문제 해결방안 일환으로 `피데이 도눔`을 적극 활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같은 교구 사제로서 젊은 후배 사제들이 현실을 답답해하며 종종 무기력한 모습까지 보이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예수님 사명을 이어가는 사제들이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자신의 온전한 탈렌트를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이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필자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칠레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2005년 귀국 당시 칠레대교구 신자는 400만 명이 넘었는데, 그해 교구 사제수품자는 단 한 명이었다.

 중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사제가 턱없이 부족하다. 전체 사제 중 3분의 2 가량을 피데이 도눔과 수도회 파견 사제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더 가슴 아픈 현실은 대다수 선교사들이 1970년대에 파견돼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고, 유럽ㆍ미국교회는 이미 오래 전에 선교사를 파견할 능력을 상실해 선교사제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남미에서 한국 사제, 수도자, 평신도 2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사제 한 명이 공소 60여 곳을 사목하는 경우도 있다. 암에 걸려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곧바로 선교지로 돌아간 신부님과 수녀님도 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신자들이 얼마나 주님을 기다릴까`하는 마음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그들 마음속에는 물질보다 더 중요한 가치, 바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가득했던 것이다.

 아프리카에 파견된 선교사도 적지 않다. 신부님과 수녀님 80여 명이 열악한 현실 속에서 말라리아와 싸워가며 선교사로 살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한 본당 관할 구역이 경기도 면적보다 더 넓은 경우도 있다. 아프리카 선교사들은 가도 가도 끝없는 초원 속, 문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하느님만 바라보고 살아간다.

 선교사들은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가난한 이들의 예수님이 돼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일이다. 또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들 역시 매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한국으로 복귀하라고 하면 하나같이 "더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는 교구 사제들도 선교지에서 하느님 나라를 만드는 데 동참해 보자! 참 하느님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선교지로 교구 사제들을 초대하고 싶다. 1원을 투자해 온 세상을 다 얻는 체험을 하고 예수님 마음을 얻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

 물질은 정신을 썩게 만든다. 물질은 순수했던 사제들 정신을 좀먹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편하게 사는 것을 정당화한다. 마치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처럼 우리를 병들게 한다. 많은 교구 사제들이 피데이 도눔에 참여해 선교사로 살아갈 때 교구는 새살이 돋아나듯이 하느님께 봉헌되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릴 것이다.

 피데이 도눔을 활성화하려면 교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할까? 먼저 해외선교사로 양성할 사제들을 위한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언어 능력을 키우는 언어연수를 장려해야 한다. 사제들은 언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신다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지속적 관심과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다. 선교사들이 파견되는 곳은 대부분 가난한 지역이다. 물질은 성전을 봉헌하고 교육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선교지 주민들의 배고픔을 덜어준다.
 해외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제들은 굳건한 믿음이 필요하다. 선교는 자신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또 다른 부르심이다. 하느님을 믿고 성령에 맡긴다면 그 어느 곳에 가더라도 하느님과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교구 사제들, 특히 젊은 사제들의 해외선교는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해외선교 사제들 또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행복할 것이다.



 
▲ 송영호 신부(주교회의 해외선교ㆍ교포사목위 총무, 서울 송파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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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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