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창간 25돌] 특별기고- 평화신문에 바란다

김민수 신부 (주교회의 매스컴위 총무, 서울 불광동본당 주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올해로 창간 25주년을 맞은 평화신문에 진심으로 축하하며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1980년대 말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서울대교구는 교회와 사회 간 대화를 도모하기 위해 평화신문을 창간했습니다. 평화신문은 그동안 끊임없는 역사의 도전과 혼란 속에서도 꿋꿋이 교회 언론의 정도(正道)를 걸어왔습니다. 25살 청년이 된 평화신문이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평화신문이 더욱 더 바람직한 교회 언론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몇 가지 제안을 합니다. 첫째, 평화신문은 언론이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일치와 발전」 2항)이라는 근본적인 교회 언론관에 따라 "교회 자신을 현대 세계에 보여주게 하고, 교회 안의 대화를 증진시키며, 현대의 정신과 사람들을 교회에 소개시켜주는"(125항) 것이 기본적 사명임을 인식하기 바랍니다. 이러한 언론관과 사명 의식은 앞으로 평화신문이 비전과 정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바탕이 돼 교회 언론의 정도를 걸어가도록 해줄 것입니다.

 둘째, 평화신문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시대 징표를 정확히 읽어 한국 교회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여론 형성과 의제 설정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문제, 이혼과 자살 급증, 경제적 불황과 극심한 부정부패,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전에 교회는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여있습니다. 평화신문은 교회 내 언로뿐 아니라 사회적 변화에 따른 사목의 전문화, 다양화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사목 모델을 소개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평화신문은 사회를 향한 공적 역할을 통해 문화의 복음화를 적극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날 전쟁과 테러의 위협, 오염되고 파괴되는 생태환경, 인권 억압과 차별, 성의 상품화, 인간복제를 향한 생명공학, 낙태와 안락사 등 비인간화와 반생명적 현상이 끊임없이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내며 윤리ㆍ도덕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에 교회는 공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소비주의, 쾌락주의, 이기주의가 가져다주는 간접적인 죽음의 문화의 폐해에 대해 비판하고, 복음적 가치관에 따라 생명과 사랑의 문화로 전환하는 문화의 복음화에 앞장서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자본과 시장 논리에 따르는 세속 언론에 `대안 언론`으로서 역할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평화신문은 대사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 형성된 문화에 대해서도 언론의 비판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 교회의 세속화와 중산층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선익을 위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 사명을 희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권위주의나 여성의 불평등과 같이 교회 일상문화에서 드러나는 잘못된 관행들이 있습니다. 평화신문은 이러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교회의 자기 복음화와 쇄신을 이끌어야 합니다.

 다섯째, 평화신문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해야 합니다. 이제는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혹은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보 교류와 공유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비록 주간신문이지만 모바일 네트워크 시스템에 따른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재구성과 정보교환이 안팎으로 이루어질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더욱 풍요로운 프로그램이 확대 재생산될 것입니다. 특히 서울대교구 선교문화봉사국과 긴밀한 연계 혹은 통합적 시스템을 구축해 교구와 교구민 상호 간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평화신문은 과감한 투자와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평화신문사가 미래를 위해 비전과 사명을 구축하고 해당 전략을 짜서 실행한다 해도 정작 취재기자와 편집기자들 능력이 저하돼 있다면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없습니다. 기자를 위한 여러 형태의 재교육ㆍ재충전이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25주년을 맞이한 평화신문에 마음을 다해 축하를 보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5-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1테살 5장 8절
우리는 낮에 속한 사람이니, 맑은 정신으로 믿음과 사랑의 갑옷을 입고 구원의 희망을 투구로 씁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