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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리시대의 성령(10) 희망의 원천인 성령

성령통해 자신의 존재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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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성령쇄신의 내부를 살펴보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그 문제점을 드러내고 개선점과 방향을 제시하였다. 우리는 필요한 조화(調和)를 위하여 노력할 뿐 아니라 공의회의 가르침과 전통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우리 안에 내재된 영을 믿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잘못으로 인하여 더욱 깊이 감추어진 은사를 잠에서 깨워내야 한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통하여 우리의 소중하고 귀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위치를 증언하여 주었고, 우리는 그것을 믿었으므로 때로는 의혹과 모순을 경험하면서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과 예수님과 우리 자신 사이를 하나로 흐르는, 성령의 기운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기를 소망하여왔다. 그러는 가운데 때로는 희미하게, 때로는 명확하게,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영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요한 14, 9)고 하신 말씀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사도행전은 성령의 강렬한 체험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기쁨과 더불어, 그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또한 전해주고 있다. 사도는 말한다.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 마다 일러 주셨습니다.”(사도 20, 22~23)

그렇다. 성령은 해결의 수단처럼 제 때에 등장하지도 않으며, 우리가 막연히 기대하는 대로 그렇게 자주 상황이 우리의 바람대로 돌변하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성경 저자들은 인간사의 제반 고통 가운데서 그것을 사라지게 한 성령의 감동적인 활동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는 힘을 성령께서 주신다는 것이며, 감동적인 상황을 만드는 것은 성령의 내재하심을 확신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전해주었던 것이다. 또 사실은, 그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감동적인 일이다. 이것이 아마도 성령쇄신의 핵심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성령쇄신은 바로 이러한 핵심을 복음서가 전해주는데도 자주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성령의 활동은 개인의 내면 안에서 체험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인간의 유한한 육을 취하여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그러하듯이 성령의 활동 또한 내면의 영역에 국한될 수는 없는 것이다. 본 설문조사는 ‘최근 3년 이내에 직접 전교하여 입교시킨 교우는 몇 명인가?’를 물었다. 응답자 중 16는 한 명, 16.3는 2~4명, 한 명도 전교한 일이 없다가 61.5로 나타나 있다. 성령쇄신 봉사회 회원 가운데 60 이상이 최근 3년 이내에 전교한 일이 없다는 응답이다.

성령쇄신 참여자들은 개인의 영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이웃의 초대에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성령쇄신 참여자들은 현 시대 안에서 희망의 표징들을 이웃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증거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성령의 활동을 현실 안에서 전망할 때, 모든 이가 생명을 창조하는 성령쇄신에 기꺼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첫 사람들은 교리를 먼저 배우지 않았고 예수님을 먼저 만났다. 교리를 먼저 배우는 데서 때로는 회의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21세기는 조직적인 지식의 시대다. 그래서 신학적 기반을 둔 교리로 우선 지식의 방향을 정해주어야 한다. 그 다음 그분을 체험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체험 없이는 다만 종교일 뿐이기 때문이다. 성령쇄신은 그러므로 종교를 가졌을 뿐인 신자들에게 영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자신의 존재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 미처 소화되지 않은 많은 지식을 소유한 현대인들에게 그것만이 하나의 진실일 뿐이다.

성령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유일한 희망의 원천이고, 성령의 능력은 새로운 시대의 영적, 물질적 갈망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성령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행사하시는 능력에 대하여 많은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리스도께서 인간에게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열어주셨다면 이 역동적이며 생명을 주는 원리를 인간들에게 전달하여주는 힘은 바로 그리스도의 영이시다. 인간은 오직 성령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시대의 조류 안에서 회의를 극복하며 마침내 내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문종원 신부(서울대교구 성령쇄신 봉사회 지도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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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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