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기고] WCRP 총회 참가기/변진흥(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한국종교계 잠재력’ 세계로 돌릴 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교토에 있는 국립교토국제회관에서 진행된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제8차 총회는 한국종교계가 지닌 풍부한 잠재력을 아시아와 세계로 펼쳐나가야 할 필요성과 그 시대적 과제를 확인시켜 준 역사적 쾌거였다.

한반도문제 워크숍 마련

이번 총회에서 한국대표단(단장 백도웅 KCRP 대표회장)은 일본정부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북한대표단의 몫까지 해야 했다. 총회는 ‘갈등 극복과 공동안전망 확충’을 주제로 내세웠는데, 이는 9.11테러 이후 이라크전쟁과 계속되는 내전 그리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 등으로 지구촌이 계속 불타고 있는 것을 막고 평화를 건설하는 길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WCRP 본부는 중동에서 이라크문제, 이스라엘-레바논문제, 아프리카 콩고와 수단문제 그리고 동북아 특히 한반도문제를 다루는 특별한 워크숍을 계획했고, 여기에 남북한 대표단이 함께 참석할 것을 원했었다.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는 그동안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ACRP 모임에만 참석했었는데, 기꺼이 이번 교토총회에 참가하고자 했고, 한반도문제 워크숍을 위한 준비도 완료했다.

북한이 즉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정부에 대해 격렬한 비난 성명을 내자 일본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개회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게 돼 혹시 한국대표단으로부터 항의를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WCRP 본부는 일본정부의 입국 불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북한의 불참을 이유로 한반도문제 워크숍 진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대표단은 일본정부의 입국 불허로 드러난 한반도 위기상황을 강조하고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여 이를 관철시켰다. 한반도문제 워크숍은 6자회담 참가국에서 온 종교지도자들로 구성됐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에서 2명씩 대표가 참가하고, 여기에 WCRP와 ACRP가 합류하여 국제적인 이슈임을 실감케 했다.

북한종교 재조명

WCRP 벤들리 사무총장은 북한대표단의 참가 무산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WCRP 차원의 뒷받침을 약속했다. KCRP 백도웅 대표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남과 북의 종교인들이 한반도평화를 위해 노력해온 과정을 설명하고, 특히 6자회담 개최국의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대표단은 1997년부터 베이징에서 남과 북 그리고 ACRP가 함께 모임을 가져온 사실과 6.15공동선언 이후 민족공동행사에 공동으로 참여하면서 민족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온 모습들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 종교지도자들도 북한 종교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고, 일본정부의 입국 불허 이유 가운데에도 이런 불신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물은 참가자들과 기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더구나 러시아 대표가 지난 8월 14일에 평양에서 러시아정교회 정백사원 축성식이 장엄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밝혀 북한 종교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평화위한 공동노력 다짐

한반도 위기가 중동의 위기 못지 않게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공동의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공동협력의 계기를 조성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를 100여 국가에서 온 종교지도자들에게 명확히 인식시키고, 공동노력의 다짐을 얻어낼 수 있었다. WCRP와 참가자 모두가 6자회담 참가국의 종교지도자들에게 한반도평화를 위한 공동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한 워크숍의 결과를 김희중 주교가 폐막 총회에서 보고했을 때 보여진 열렬한 호응이 이를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이제 한국 종교계는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그 잠재력을 아낌없이 쏟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6-09-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4

시편 80장 3절
주님의 권능을 깨우시어 저희를 도우러 오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