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기고] ‘간추린 사회교리’에 관한 아시아 회의에 다녀와서

사회교리 구현 경험 나누고 정보 나눠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아시아 주교회의 및 태국 주교회의와 함께 지난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태국 방콕 반푸완 사목연수원에서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에 관한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을 비롯한 바티칸 대표들과 홍콩,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17개국의 추기경,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 1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인 필자와 한국 평신도협의회 회장 한홍순 교수가 참석했다.

2004년 10월 바티칸에서 영문판으로 출판된 ‘간추린 사회교리’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1891년 레오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 (노동헌장)’ 이후 반포된 사회 문제에 관한 문헌들을 주제별로 집대성한 가톨릭 사회교리서인데, 인간과 인권, 교회의 사회교리 원리들, 가정, 인간 노동, 경제생활, 정치 공동체, 국제 공동체, 환경보호, 평화증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국 교회는 1년 후인 2005년 10월 한국어 번역판을 출간했는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된 것이다.

이번 아시아 회의는 아시아 현실에서 이 사회교리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어떻게 아시아의 구체적인 현실에서 사회교리의 기본 원리들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2박3일 동안 이 사회교리서를 바탕으로 한 아시아의 교회적, 사회적, 경제 및 정치적 현실, 국제관계와 아시아, 가정, 평신도의 참여, 사목적 전망 등 7개의 발제 강연이 있었고 강연 후에는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회의의 발제들에서 나타난 아시아의 현실을 보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경제 생활, 빈부격차, 가정의 형태, 여성의 지위와 역할, 문화생활 등에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고, 한국의 60~80년대와 비슷한 가난, 민주화와 인권 문제, 다국적 기업의 경제적 착취 등의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특별한 것은 이 발제 강연자 7명은 3명의 여성을 포함한 평신도 학자 혹은 활동가들이라는 것이었다. 태국과 홍콩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여성이었고, 발제자 중 하나인 루이스 웬디는 싱가포르대교구의 사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었다.

발제 및 토론 외에 각 나라의 주교단 대표, 혹은 참가자 대표들이 각국의 실태를 사회교리서의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간단하게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국의 경우 필자가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사회교리학교 운영에 관하여, 그리고 최근 생명경시풍조와 생명운동, 빈부의 양극화 문제 및 진보 보수의 이념적 대립 현상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의 원리와 연대성의 원리가 시급한 과제라고 보고하였다.

이번 회의는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의 종합 강연과 사목적 제안으로 마무리되었다. ‘간추린 사회교리’가 서구의 경험을 중심으로 나온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사회교리의 핵심은 인간이 모든 제도의 중심이자 목적이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사회교리는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신앙의 핵심이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해 우리는 ‘간추린 사회교리’를 찾아봄으로써 윤리적 도덕적 판단 기준을 배울 수 있다. 그 핵심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간추린 사회교리’는 결국 ‘사랑의 문명’을 건설할 사명이 있음을 그리스도 신자에게 강조한다. “교회의 사회 교리의 직접적인 목적은 인간다운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원칙과 가치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깊은 확신을 가지고 이러한 사랑을 증언”해야 할 사명이 있다 (‘간추린 사회교리’ 580항 참조)

박정우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7-02-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3

시편 86장 5절
주님, 당신은 어지시고 기꺼이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크십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