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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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다산성당 봉헌에 감사를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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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3년 전 초여름의 그날 저는 천혜의 깨끗한 그곳 울릉도를 떠나왔습니다. 6시간의 항해 후에 도착한 생경한 포항선착장 그곳에서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가족들과도 같은 교우들을 만났습니다. 어디에다 숙소를 마련해야 할지도 몰랐고 더위와 매연 소음에 적응 못해 전전긍긍했던 완전 시골뜨기였지만 마음속에 자신감이 든든했더랬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라면 세상의 어떤 장벽도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인간적으로는 앞으로 헤쳐가야 할 그 길이 참으로 막막해 보이기는 했었습니다. 교우들도 몇 분 되지 않으셨고 시간 나면 기도할 줄 아는 분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니 기우였지만 말입니다.
젊은 신부가 무슨 생각이 그리 깊을까 마는 나름대로 생각들을 정리해 나가고 계획들을 세워 봤습니다. 신설성당이니 당연히 교우들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성당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할 문제는 정말 기도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고 하느님과의 만남의 공간을 간절히 신앙 안에서 원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그 마음들을 알고 싶었습니다.
첫해 11월 연화동에서 피정을 연수와 겸해서 참석가능한 모든 교우들이 모여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열정과 성전을 향한 간절한 마음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성전건립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하느님께 간절히 청할 때 사랑의 하느님께서 저희들과 반드시 정말 반드시 함께 해 주실 것이라는 것을 믿었습니다. 2002년 대림이 시작되면서 기도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것을 다 드러내고 털어내었습니다. 한 푼도 빠짐없이 말입니다. 20만원은 남겨두었으니 한 푼도 빠짐없다는 말은 조금 과장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모여 있었던 돈을 거의 털어내고 시작했습니다. 다산이라는 시골 같은 동네에서 사시는 분들의 형편이 넉넉지 못함을 잘 알기에 일괄적으로 얼마씩 내어달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자발적으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머나먼 여정의 첫발을 내디뎠던 셈입니다.
다른 성당을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 성전이 저희만의 성전이 아니듯이 타본당 교우들도 마음을 모아 줄 것이라는 희망을 지니고 말입니다. 2004년 연말까지…. 그렇게 방문한 성당이 31개 본당이었습니다. 1만명에 버금가는 교우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 일이 차츰 이루어졌습니다. 육체적으로도 힘든 과정이었고 때론 심리적으로도 강한 압박을 느꼈지만 우리 성당 할머니들이 그리고 교우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기도로 함께 해주고 계시다는 그 유대 그것이 힘이었습니다.
저희 성전은 이제 하느님께 봉헌됩니다. 벽돌은 저희들이 올렸지만 그 집의 주인은 하느님입니다. 어머니 품에 안긴 젖먹이처럼 이 성전 품에 들어선 이들이 따뜻하고 온화하게 하느님과 함께 머물 수 있을테지요. 하느님 당신의 성전이 굳건하게 서 있는 한 이 성전에 머무는 모든 분들도 하느님의 사람으로 굳건히 서 계실 것입니다.
『하느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비록 인간적인 약점으로 가득 차 있는 한 사제이지만 힘을 잃지 않도록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성당에 힘을 보태 주신 그 많은 분들을 보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2005년 4월 24일 예수부활 제5주일에 -신종호 신부〈대구대교구 다산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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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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