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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일본 순교자 188위 시복식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

"시복식에 큰 관심·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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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주교회 순교자 ‘하느님의 종’ 베드로 키베(岐部) 사제와 동료 187위 시복식이 오는 11월 24일 일본 큐슈 나가사키현 빅N스타디움에서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 집전으로 거행된다.

188위 시복 대상자들은 1603∼1639년 사이에 도쿠가와막부의 혹독한 박해 때 순교한 순교자들로서 일본 현지에서 시복식이 거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주교의 일본 선교는 1549년 예수회원인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가 큐슈 남쪽 가고시마에 도래함으로 시작됐다. 그 당시 교통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예수회, 프란치스코회, 도미니코회, 아우구스티노회 등 많은 선교사들이 연이어 입국하여 일본교회는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 당시 신자수가 65만이나 되었다고 하니 대단한 발전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금교령(1587년)이 내려지고 박해가 격화됨으로써 교세는 점차 쇠퇴하였고, 그 후 약 300년의 박해시대를 거치면서 일본교회는 완전히 잠복기에 들어갔다. 긴 박해기간 동안 순교자의 수 약 2만을 헤아린다고 하니 박해가 얼마나 혹독하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 결과 일본교회는 지금 순교 성인 43명, 복자 205명을 모시고 있다. 이번에 다시 188명의 순교자가 시복되면 복자의 수가 393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교회가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미 천국에 가 있는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세를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을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즉, 이미 천국에 가 있는 그들에게는 시복시성이 아무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들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것이라는 뜻이다.

과거 불행했던 역사 때문에 우리는 흔히 일본을 ‘가까우면서 먼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정치적, 역사적으로 그런 면이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같은 신앙으로 하느님을 믿고, 하늘의 성인성녀들을 공경하고 본받는데 있어서는 과거의 역사가 문제될 것이 없다. 하느님을 극진히 공경하며 거룩하게 살고 목숨까지 바친 성인들을, 그들이 어느 나라 사람이든 간에, 공경하면 안 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뿐 아니라 어느 나라 성인이라도 공경하고 그들을 본받으며 전구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번 일본 시복식에 참석하면서, 한.일 두 나라 신자들이 합심하여 천상에 계시는 한·일 순교 성인성녀들에게 양국의 불행한 역사의 앙금 해소와 우호 증진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뜻 깊은 일이라고 여겨지며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신자들이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뜻에서 일본 주교단은 이번 시복식에 한국 신자들이 많이 참가해 주기를 바라고 있고, 한국 신자들을 위해서 1000여 석의 좌석을 마련한다고 한다. 한.일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훈훈한 사랑의 자리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이 기회에, 모처럼 가까이서 이루어지는 시복식에, 많은 신자들이 참석하여 순교의 참 뜻을 새기고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라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복식 참가신청 문의 02-2269-0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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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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