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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 특별기고] 성모 발현과 사계시

참 사계시는 교회의 보편된 가르침 거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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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시는 특수 상황에서 신앙의 실천 방법 제시
교회는 합당한 조사를 통해 발현 등 인정하기도


 
▲ 이홍근 신부<원로사목자·전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교회는 5월을 성모성월로 정해 모든 신앙인들이 신앙 모범이신 마리아를 기리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은총을 간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본지는 성모성월을 보내며 성모신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성모 발현과 사계시에 대해 알아보는 특집을 마련한다.

필자 이홍근 신부는 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로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원 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하느님의 백성과 구원의 신비」 「영성생활 시리즈」 「예수성심 신심과 성시간」 등이 있으며, 역서에는 「가톨릭 전통과 그리스도교 영성」 「영성 신학」 「교회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사계시란 무엇인가?

계시란 하느님께서 어떤 이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과거나 현재 또는 미래의 어떤 사실을 초자연적 빛으로 밝혀 줌을 뜻한다. 계시의 내용은 하느님 자신이거나 인간의 구원에 필요한 진리(신앙의 대상)이고 계시의 목적은 하느님 당신의 영광을 드러냄과 인간의 구원이다. 하느님은 당신 친히 또는 예언자, 사도 및 성경 기자들을 통해 인간에게 어떤 진리를 밝히신다. 하느님의 계시는 공적 계시와 사적 계시로 나눌 수 있다. 공계시는 마지막 사도의 죽음과 함께 끝나고 교회에 위탁되어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이 믿어야 할 신앙의 기초가 된다. 계시의 완성자요 충만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또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공계시는 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만민을 구원하기에 충분한 진리이므로 그 이상의 또 다른 공계시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이 공계시는 그리스도께서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을 통해 가르치고 보존하고 전달하는 신앙의 유산이다. 그렇다고 사계시 즉 종속적이고 보조적인 계시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실상 교회에서는 거의 어느 시대나 사계시를 받는 이들이 있었다.

또 사계시가 교회 전례 축일 제정에 이바지 한 일이 있는데 성녀 대 데레사와 십자가의 요한 같은 신비가의 경우이다. 현대에 들어와 교회의 교도권은 성모 발현과 관계되는 사계시를 인정한 바 있다.

성모 파리 발현과 관계된 기적의 메달(1830)과 라 샬레트(1846), 루르드(1858), 파티마(1917)와 관계된 메시지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 사계시는 그 내용이 언제나 성경과 사도전승 및 교회의 보편된 가르침에 일치하고 그것을 통해 교회에 유익을 주고 하느님의 영광을 증진시킬 때 진실한 것이 된다. 순례자들이 루르드 동굴에서 기도하고 있다.
 
 
▲ 사계시는 새로운 믿을 교리나 계명을 제시하지 않는다. 신자들이 과달루페의 성모 벽화가 그려진 성당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다.

사계시는 결코 믿어야 할 새로운 교리나 지켜야 할 새로운 계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생활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치 성령의 은총이 개별 그리스도인을 감도함으로써 신앙생활을 지도하듯, 하느님의 영은 사계시 기적 등 특은을 통해 교회를 지도함으로써 교회의 선익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사계시는 변천하는 시대의 특수 상황에서 신앙이나 윤리에 관한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공계시의 진실성을 확인하고 재조명할 뿐 아니라 교회 안에는 항상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계시며 교회를 인도하고 보호하심을 더욱 잘 드러낸다. 공계시가 신앙의 대상인 교리를 가르치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사계시는 어떤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따라서 공계시의 내용은 믿어야 하나 사계시의 내용은 실천되어야 한다. 교회는 사계시와 관련된 사건을 합당히 조사한 후 그 사실이 믿을 만하고 또 오류나 기만의 개연성이 없다고 판단 할 때 비로소 그것을 인정한다.

1931~1950년 사이에 22곳의 성모발현 중 오직 벨기에의 보랭과 바늬의 발현만 인정하고 있으며 6곳은 미결 중, 나머지 14곳은 부인됐다.

이와 같은 교회 인정은 고찰된 계시가 신앙이나 윤리에 어긋나는 것을 포함하지 않음과 계시 내용이 공포되어도 좋다는 것과 신자들은 그것을 조심스레 믿어도 좋다는 허가가 주어졌음을 뜻할 뿐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인정된 사계시를 신자들이 사도신경의 신앙개조처럼 즉 공적계시처럼 믿을 의무는 없다. 사계시는 그 내용이 언제나 성경과 사도전승 및 교회의 보편된 가르침에 일치하고 그것을 통해 교회에 유익을 주고 하느님의 영광을 증진시킬 때 진실한 것이 된다.

발현, 예언, 기적 등과 관련된 사계시가 교회신앙 생활에 유익이 됨은 사실이나 초대 교회 시대부터 카리스마에 대한 관심은 많은 이단을 낳았다. 또 성령의 감도를 교회의 권위와 지도 위에 놓음으로써 특은의 소유자와 교도권 간에는 흔히 긴장 관계가 조성되곤 했다. 남달리 특은을 구하는 것은 불건전하고 위험한 소치이다



가톨릭신문  200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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