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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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작은 학교 가장 큰 학교 졸업미사를 마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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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양업학교 2004학년도 제5회 졸업미사와 졸업식이 지난 2월18일 이사장이신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님 주례와 사제단 15명 공동집전으로 학교 중앙홀에서 있었다.

 재학생들과 학부모들 내빈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장봉훈 주교님은 강론에서 이 학교를 이루게 된 것도 여러분을 이 학교에 이끈 것도 아름답게 변화시켜 준 것도 많은 이를 통해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는 것도 모두 하느님의 섭리 라고 말씀하셨다.
 50분간 졸업미사가 끝나고 1시간20분간 졸업식이 이어졌으며 사제단과 내빈은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을 포옹해주었다. 졸업생들은 떠나는 아쉬움을 눈물로 답례했다. 그렇게 자유롭고 싶어 몸서리치던 학생들은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전날 기숙사를 밤새 맴돌며 후배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담임과 늘 불편해했던 한 학생이 담임을 성가시게 쫓아다니며 용서를 청하는 모습도 아름다워 보였다.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며 끝까지 기다리며 기도하겠다 고 기도를 부탁하고 떠난 부모도 있었다. 한편으로 쌓인 감정이 있었던가 아니면 미안해서일까? 자녀 졸업식에 부모 중 한 사람도 참석 안한 경우도 있다. 지지해줄 부모가 옆에 없는 자녀의 마음은 얼마나 허전할까? 다 그것도 후회될 일로 남을 텐데 말이다. 그 부모님들에게도 하느님 축복을 빌며 기도드린다.
 졸업식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참석한 한 교장은 모든 학교가 이런 졸업식을 해야 할텐데… 하며 졸업미사가 성스럽고 영감을 갖게 하며 사람과 사람을 훈훈하게 연결해주는 하느님의 사랑과 생명이 넘쳤다 고 했다.

 난 양업고가 비록 규모는 작은 학교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늘 함께 하시는 사랑의 아버지 하느님 든든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는 주교님과 사제단 그리고 수도자들 여러 곳에서 자리를 빛내주시고자 찾아주신 기관장과 내빈들 은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이 학교를 큰 학교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후배 송사와 졸업생 3명의 답사는 예년에 보기 드문 감동을 연출했다. 이번 답사는 원하는 학생이 하기로 했는데 각자가 졸업을 하며 느낀 감정들이 너무도 꾸밈이 없고 진솔해 후배들과 참석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장봉훈 주교님도 정말 교육 잘 시켰다 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일반 학교 졸업식은 늘 의례적이어서 어른들 축사는 생색을 내는 데 바쁘고 때론 정치선전장처럼 돼버려 참석한 이들의 힘을 빼곤 한다. 그래서인지 긴 시간 졸업식이었지만 미동도 하지 않고 감동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는 말이 이구동성이었다. 1학년 학부모 한 분은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고 성급히 자녀를 꺼내간 부모들에 대해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매년 졸업식에 재학생 학부모들 특히 입학을 앞둔 부모들도 초대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미 정년퇴직한 한 노 스승은 나는 교육을 헛한 것 같다 며 또 일찍이 이런 교육현장을 보지 못했다 며 겸손해 하기도 했다. 우리 학교긴 했지만 나 너 우리 모두 참 느낌이 좋은 졸업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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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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