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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신앙으로 용서·화해 실천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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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서교동본당 설립 40주년 기념 동영상 제작을 위해 당시 본당 주임 이동호 신부(맨 왼쪽)와 사목회장 박인길씨가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 함께 기도하고 있다.
 

주님이 하시는 일에는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다고 합니다. 같은 신앙 속에서 같은 본당에서 교우로 만나게 된 것도 분명 우연은 아니란 생각이 그 분이 선종하신 이후에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은 하느님이 베푸신 섭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1995년 한창 혼란스런 군정 속에 가택연금에서 해제되어 김 전 대통령은 11시 교중미사에 참례하셨습니다. 그 분과 일행, 일본의 NHK, 미국의 NBC, 국내외 많은 보도진들이 성당에 몰려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본당에 별다른 역할 없이 주일미사에만 빠지지 않고 성당을 왕래했던 평범한 신자였습니다. 저는 그 때 신자들의 인사를 조용히 목례로 맞이하고 미사가 끝나면 조용히 자리를 뜨시는 모습만 봐 왔습니다. 그 때가 처음 본 그 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후 영국에서 돌아와 정계복귀를 선언하시고 성당에서 자주 뵙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당 사목회 청소년 분과장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분은 사목회 고문으로 위촉되어 계셨으므로 좀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남의 횟수는 잦지 않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간혹 사목위원들을 자택으로 초대하여 식사도 함께 하고 담소를 나누셨습니다. 그 분의 자상하고 따뜻한 인간미와 멋스럽고 풍부한 감성을 느꼈으며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하고 계심을 보았습니다.

특히 담소 중 재치와 유머는 한층 좌중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셨으며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죽음의 직전에서 생환 시 현존하는 하느님의 모습을 체험하셨다는 일화와 더불어 매일 기상과 취침 전에 기도를 생활화 하신 점, 용서와 화해를 신앙으로 실천하신 모습에 그분의 돈독한 신앙생활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선종하셨지만 그 분이 생각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숭고한 유지를 받들어 가톨릭 신자로서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님!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

- 박인길(비오·서울 서교동본당 사목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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