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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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14) 과학기술 만능주의 2

과학 발전할수록 신앙 깊어지고 하느님 존재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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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적 창조론과 세계관에 도전을 해온 것은 과학 자체가 아니라 과학이 모든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맹목적인 믿음이었다.

신자들조차 그릇된 ‘과학주의’에 젖어있는 요즘, 스스로 신앙인임을 고백하는 과학자들은 참된 과학은 믿음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김왕기(전남대학교 명예교수)·김재완(고등과학원 교수) 박사의 기고문을 통해 과학기술 만능주의를 신앙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한다.



■ ‘과학시대의 신앙’ - 김왕기(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이학박사)

“과학, 자연 이치 규명 위해 결국 하느님께 소급”

신학-과학, 대립적이지만 상호이해 증진에 도움 줘

과학 발전하면 신앙도 강화


 
▲ 김왕기 박사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자연과학이 모든 학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 과학기술만능주의에 따라 신앙심은 약화되고, 과학을 절대적 진리의 잣대로 삼아 신의 존재도 부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천만의 말씀이요, 당치않은 말이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신앙심은 깊어지고 신의 존재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신(神)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종교의 근본문제지만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자연계시에 대한 과학적 시각에서 신의 존재를 논리적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다. 신학은 초경험적 존재인 신과 그의 말씀을 연구대상으로 하는데 반해, 과학은 자연의 가시적·경험적 존재의 현상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학문이다. 신학은 ‘절대자에 대한 신앙’이, 과학은 ‘자연현상에 대한 관찰’이 요청된다.

신학과 과학은 추구하는 대상이 다를뿐 아니라 대립되는 분야로 이해돼 상호배타적 학문으로 오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대 물리학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닐스 보어(Niels Bohr)의 말처럼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인 것이다. 신학과 과학은 동일한 범주에서 다뤄질 수 없지만 상호이해를 증진시켜 준다.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의 이치를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므로, 과학은 자연의 근원을 규명하기 위해 하느님께 소급해갈 수밖에 없다. 과학과 신앙은 만나기 마련이다. 과학 없는 신앙은 맹목적 광신으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신앙 없는 과학은 새로운 가설에 의존해 초월성을 배격하기 쉽다.

인간은 오성(悟性)과 이성(理性)에 의해 자연의 궁극적 원인의 존재를 확신한다. 오성은 경험적 대상을 사유하는 인식능력이며, 이성은 초경험적 대상을 사유하는 인식능력이기도 하다.

신앙은 이성에서 출발해 순응에서 완성되는 믿음이다. 신앙과 이성은 상호 모순되지 않고 근본적 조화를 이룬다. 우주만물을 창조한 하느님은 이성과 신앙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인간 지능의 한계성 때문에 하느님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사실 4차원 자연세계에서 살고 있는 인간은 시공간을 초월한 초자연세계를 간파할 수 없다. 저승이나 내세, 신의 존재 문제는 과학지식을 집결하더라도 실증할 수 없는 영역이자 신앙의 대상인 것이다.

그러나 종교는 이성을 초월할 수 있어도 모순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맹신하면 미신이나 사이비종교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논리적 판단과 함께 믿는 것도 중요하다.

「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A. Smith)는 “과학은 광신이나 미신의 독성에 대한 훌륭한 해독제”라고 말했다.

과학은 언제나 ‘인간의 한계성을 지닌 노력’ 안에 머문다. 이를테면 인간은 밤하늘의 몇 십, 몇 억 광년 떨어진 별을 보고 있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그곳에 가볼 수 없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광속도(30만km/sec)나 그보다 빠른 우주선은 만들 수 없다는 인간의 한계성 때문이다.

진리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자연과학에서는 정리(定理)와 공리(公理)로 나눌 수 있다. 정리는 증명할 수 있는 진리며, 공리는 증명할 수 없지만 논리적 모순이 없는 진리다. 하느님은 자연과 시공과 인과율을 초월한 초경험적 존재다. 하느님은 자연과학의 연구대상도, 검증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교는 계시종교이므로, 하느님의 현존은 자연계시를 공리로 추론해 인지할 수 있다.

하느님이 우주만물의 창조주라는 사실은 ‘계시’를 통해 알 수 있다.

계시란 하느님이 당신의 업적과 말씀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보이심을 의미한다. 계시에는 자연(간접)계시와 직접계시가 있다. 자연계시는 대자연의 삼라만상과 인간의 양심을 통해 인간의 이성으로 하느님을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말한다. 우주는 하느님의 현현(顯現)이다. 우주는 하느님을 말한다. 자연의 우주만물은 하느님의 과학·예술작품이며, 하느님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직접계시는, 자연을 초월한 신비세계는 도달할 수 없는 인식의 한계가 있으므로 하느님이 구약시대에는 예언자들을 통해(히브 1,1), 신약시대에는 그리스도를 통해(히브 1,2), 이후 사도들을 통해 진리를 설명하는 가르침으로 알려진 것이다.(히브 1,1-2 1티모 2,5 2베드 1,21) 우리가 자연계시를 이해하는 데는 자연과학의 원리로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용이할 것이다. 자연을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자연과학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물질과 에너지로 보존돼 있고, 변하고 있으며, 질서가 있다는 사실에서 화학과 물리학의 개념과 원리를 이용한 논리로 신의 존재를 추론할 수 있다.

결국 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신앙심은 강화된다.



- 김왕기 박사는 1936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 전남대학교에서 물리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화학반응속도론, 물리유기화학, 양자화학 등 분야에 연구논문 53편을 수록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5년 광주평협 회장을 역임했으며, 2011년에는 한국평협 주최 제28회 가톨릭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물리학자가 천주교 신자라니?’ - 김재완(고등과학원 교수·양자정보과학 연구)

“과학기술의 성과는 완벽하지도, 만능도 아니다”

훌륭한 컴퓨터와 데이터도 미래 장기예측은 불가능

논리 초월하는 믿음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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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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