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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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누구나 먹을 권리가 있다 - 그 많은 식량은 어디 갔을까?

기아문제 해결, 식량권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부터
해마다 버려지는 식량
전체 생산의 1/3
한화 797조 달해
전세계 10억 명 인구
만성적 기아 시달려
아프리카 탄자니아선
20초당 1명 배고픔으로 사망
기초식량에 투기 자본 들어와
가격 급등 및 시장 왜곡
식량 접근 불평등 심화시켜
작은 실천에서부터
기아 퇴치 위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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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학자들은 기아와 영양부족으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생애소득의 5~10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 카리타스)
 

전 세계적으로 1년 동안 생산되는 식량의 약 1/3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관(FAO)은 지난해 9월 보고서를 발표, 매년 13억 톤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7500억 달러, 한화 797조에 달한다. 보고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선진국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 후 먹지 않고 버린 음식물이 대부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지구촌 한쪽에서는 먹지 않아 남은 음식을 버리는 반면 최악의 가뭄이 찾아온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선 기아와 질병으로 어린이들이 20초에 1명꼴로 숨지고 있다. 사실 지구촌은 이미 먹을 것으로 넘쳐난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2011년 7월 밝힌 바에 의하며, 전 세계 비만 인구의 수가 영양실조 등을 겪고 있는 기아 인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2010년 기준 지구촌 인구 중 약 20인 15억 명은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영양물을 섭취할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분배로 인해 굶주림과 영양 과다의 고통을 겪는 인구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기아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기아와 영양부족으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생애소득의 5~10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 문제가 곧 경제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빈국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는 약 10억 명의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살고 있으며, 약 1/4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주민들이다. 그중에서도 동남부와 중앙아프리카는 기아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영양부족에 걸린 사람들의 3/4이 개발도상국의 저소득 농촌에 거주하고 있어 농업이 기아에 더욱 취약함을 알 수 있다.

기아의 원인은 근본적이고 만성적이며 구조적인 문제다. 더 이상 개인에게 기아 문제의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이유다. 만성 기아가 지속적이고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상반기에는 그 수치가 감소하는 듯했으나 지난 10년 간 서서히 증가해 왔다고 FAO가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기아는 식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2006~2009년 유례없는 곡물 풍작이 이어졌고, 현시점에서 세계 농업은 지구 인구의 두 배인 120억명 정도 먹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이자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는 기아 문제의 배후로 다국적기업을 지목했다. 그가 2012년 발간한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서 다국적기업은 농부들이 구입해야 할 종자, 비룟값을 좌지우지하고, 헤지펀드는 쌀, 밀, 옥수수 같은 기초식량마저 투기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2008년 기초식량 가격 급등도 다국적기업과 헤지펀드의 ‘보이지 않는 손’ 때문이었다. 그 결과 37개국은 기아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

교회가 지적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국제 카리타스는 “충분한 식량과 영양에 대한 접근이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상황으로 인한 위험한 결과를 목격했다”며 “식료품에 대한 과도한 자본 투기, 무장분쟁, 식량자원의 섭취에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음식물 쓰레기, 개발도상국에서의 생산자들의 시장 접근성 제공 실패로 인한 시장 왜곡과 같은 불공정한 정책과 실천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가난과 환경 파괴, 끊임없는 분쟁과 내전으로 숱한 사람들이 희생됐고, 가난한 나라들의 외채 부담과 물질만능주의로 물든 세계화 물결은 기아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시작은 가까이에 있다. 기아 문제는 전 세계 지구촌 사람들이 식량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든 사람은 직접 식량을 생산하거나 구매함으로써 스스로게 존엄하게 먹일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것이 바로 식량권이다.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땅과 종자와 물과 자원이 필요하고, 식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또한 식량을 살 수 있는 시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입과 사회 안전망을 갖춰야 하고, 사람들이 식량을 생산하거나 구매하기 위한 온전한 잠재력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결코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촌에서 ‘형제애’를 나눈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국제 카리타스가 최근 지구촌 기아 퇴치 캠페인을 선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 카리타스는 “인간의 복지와 존엄성이 가장 최고의 가치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비전을 가지고 활동한다”며 “기후변화, 교육, 권한 강화 그리고 식량주권을 망라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전략으로 이뤄진 통합적인 인간 개발이 우리의 최종 목적다”고 전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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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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