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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누구나 먹을 권리가 있다

무분별한 낭비,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
살기 위해 기아와 사투하는 이
전 세계 8억4200만 명
하루 300원어치 식량 못 구해
충분히 가진 우리의 일상적 선택
굶주리는 이에게는 직접 삶에 영향
자원·식량 소비에 더욱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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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한 어린이의 팔 두께를 재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한국 카리타스).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프랑스혁명이 일어날 즈음, 흉작으로 값싼 빵마저 품귀현상이 일어 시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렸다. 결국 ‘빵(식량)’을 위해 루이 16세에 대항했고, 승리를 얻었다. 시민들에게 빵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수백 년 전 프랑스 시민들의 굶주림은 역사 속 이야기 같지만 21세기인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생존을 위해 기아와 사투하고 있는 이들이 전 세계 8억4200만 명.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5초에 1명씩 사망하고 있다. 1명의 어린이에게 하루치 식량을 제공할 수 있는 300원이면 생존이 가능한 아이들이었다.

우리에게도 기아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보릿고개를 넘었던 한국도 ‘배고픈 서러움’을 경험했다. 경제가 발전됨에 따라 기아와 굶주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잊혀진’ 문제가 돼 버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결코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총장 이종건 신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기아로 죽어가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하느님의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기아는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기에,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갖고 있는 기아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전 세계 인구의 두 배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국적기업과 헤지펀드가 식량으로 투기를 하는가 하면 분쟁과 내전, 자연재해 역시 지구촌을 기아의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식과 생활습관의 변화 그리고 희생과 나눔으로 만성적인 기아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1869~1948)는 “만일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을 취해서 간직한다면 어쩌면 그것을 다급히 필요로 하는 다른 누군가로부터 훔치는 것일지 모른다”며 “만일 누구든지 각자가 단지 필요한 것만 갖고 더 이상은 취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는 물질적 곤궁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굶어 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제 카리타스가 세계인권의 날인 지난해 12월 10일 지구촌 기아 퇴치 캠페인 ‘인류는 한 가족, 모든 이에게 양식을!’을 선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의 모든 일상적인 행동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음을 깨닫고 자원을 낭비하거나 식량에 대한 선택을 더욱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캠페인이다.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도 전 세계 164개 회원 기구가 참여한 이 캠페인에 동참한다. ‘음식, 쓰레기가 아닙니다’를 2014년 캠페인 구호로 정하고, 다양한 실천 방안을 통해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와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앞장 설 계획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빵과 물고기의 기적은 우리에게 명확한 가르침을 준다”며 “우리가 가진 것은 결코 고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이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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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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