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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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나아가는 이 순간이 행복 그 자체입니다!

봉헌생활의 날 특집 「수련자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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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담 참가자

 △이나영 수녀(발레리, 29,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2003년 입회)
   △한지연 수녀(마리토마스, 29,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2004년 입회)
   △홍훈표 수사(이시도르, 31, 살레시오회, 2006년 입회)



 
▲ 깉은 길을 걷는 세 수도자의 표정이 무척 밝다. 봉헌생활의 기쁨을 보여주는 듯하다. 백영민 기자 heenel@pbc.co.kr
 
"엄격한 공동체 생활 등 수도원은 군대랑 유사한 점이 많아요. "
 "저는 수도복을 입고 나서 제가 천사인 줄 알았다니까요."
 "하하하!"
 봉헌생활의 날(2일)을 앞두고 `봉헌된 삶`의 여정에 발을 내디딘 젊은 수련자 3명이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본원에서 만났다. 서로 초면인데도 만나자마자 웃음꽃을 피우는 이들에게서 개성과 젊음이 절로 느껴진다.
 봉헌생활에 조금씩 맛을 들여가는 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보람은 무엇일까. 또 수도자가 되지 않고서는 알 길이 없는 이들만의 어려움은 무엇일까. 얘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하느님께 자신을 바친 젊은이란 점이 3명의 가장 큰 공통점이네요. 하지만 수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동기는 각자 다를 텐데.
 "입회 전엔 평범한 대학생이었어요. 첫 영성체는 중학교 2학년 때 했고요. 저는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느님에 대한 갈망을 처음 느꼈어요. 성경을 알면 알수록 하느님이 저를 부르시는 것 같고, 그 분께 제 자신을 봉헌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성당 언니가 북한산 자락에 `영원한 도움…` 어쩌고 하는 수녀원이 있다길래 용감하게 문을 두드렸지요."(한지연 수녀)
 "저는 은행에 다니다가 입회했어요. 삶의 참된 의미를 찾고 싶었다고나 할까."(홍훈표 수사)

 -서로 궁금한 게 많을 것 같은데.
 "수녀님들은 복장이 잘 갖춰져 있는데 저희는 자유복장이에요. 수도복을 입고 첫 외출할 때라든지 평소 복장이 신경쓰이지 않나요?"(홍 수사)
 "오히려 복장 덕을 본 경우가 많아요. 길을 가다가도 신자 분들이 차를 태워주신다든지, 시장에 장을 보러 가도 조금 더 얹어 주신다든지 하는 때가 있어요. 사람들이 호감과 호의를 표해주시니 받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이나영 수녀)
 "저희는 수도복을 안 입으니까 특별히 잘 대해주는 게 없어서 아쉽네요. 대신 집 모양으로 생긴 수도회 배지를 달고 다니는데 누가 `어디서 오신 분들이세요?`하고 물어보면 `주택공사`라고 대답해요."(홍 수사)
 "하하~ ."

 -몇 년간의 봉헌생활 소감은.
 "조금 늦은 나이에 입회한 편인데 군 복무를 마치고 와서 그런지 엄격한 공동체 생활이 군 생활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면에서는 군대보다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수도원에 와서 보니 내가 한없이 작은 존재더군요. 번듯한 직장인이었기에 수도생활도 자신 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우선 나를 버려야 수도원 형제들과 한 식구가 되고, 나아가 하느님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적으로 조금 성숙한 것 같아요."(홍 수사)
 "동감이에요. 저는 제가 천사인 줄 착각했었다니까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수녀원이 `천사들의 집합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죠."(한 수녀)
 -수련생활의 어려움이라면.
 "신앙도 부족하고 외동딸로 자라 친화력도 부족한 제가 과연 수도자의 길을 올바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었어요. 부모님과 친구들도 `몇 달 뒤에 나오겠지`하며 보내주셨는데 벌써 5년이 됐어요. 그리고 하느님께 조금씩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이 순간이 행복해요."(이 수녀)
 "특별히 힘든 점은 없어요. 그래도 가장 힘든 점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자신을 비워야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잖아요. 선배 수사님들은 가끔 `배불리 먹어 본 적이 없다`는 말을 하세요. 영적으로 허기를 느끼기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저는 지금 채우기커녕 비우는 단계의 수련자라서…."(홍 수사)
 "수련기간에는 신문이나 방송은 금지에요. 하지만 수련자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알아야 하기에 태안 기름유출사고나 대통령 선거 등 큰 소식은 함께 모여 TV로 접해요. 물론 평화신문은 언제든지 볼 수 있어요. 호호~ ." (한 수녀)


 
▲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원 눈 쌓인 뒷산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젊은 수련자들.
왼쪽부터 한지연(마리토마스), 이나영(발레리) 수녀, 홍훈표(이시도르) 수사. 백영민 기자
 
 -그동안 어떤 보람을 느꼈나요.
 "저희는 교육 수도회답게 여름에 한 달 동안 안동교구 농은수련원으로 교육 지원을 나가는데 아이들 프로그램 준비로 매일 새벽 2시에 잠들고 5시에 일어나야 하는 강행군이 계속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요즘 뉴스에선 아이들이 달라졌다, 무섭다 하는데 저는 오히려 아이들의 순수한 면만 보이더라구요. 그게 바로 하느님 체험 아닐까요."(이 수녀)
 "저희도 그렇습니다. 청소년이 없으면 살레시오회는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많이 배우고 깨달아요. 입회 전에는 수도자하면 기도만 하는 무거운 분위기를 연상했는데 실제 살아보니 그게 아니에요. 끼있고 재치 넘치는 수도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선배 수사님들 옆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또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습니다."(홍 수사)
 -봉헌생활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수도생활이 어떻다고 말로 설명할 수는 있지만 실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거예요. 피정 형식으로라도 수도생활을 간접 체험해 보길 권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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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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