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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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장애인 신앙생활 먼저 돌봐야

[진단] 장애인에 대한 교회 배려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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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들은 "하느님 만나러 가기도 힘들다"고 호소한다.
 휠체어를 타고 진입할 수 없는 성당이 여전히 많은 데다, 성당에 들어가 앉는다해도 수화봉사자와 점자 성가책이 없어 미사를 제대로 봉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화신문이 서울대교구 195개 본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1개 본당(10.8)은 "미사 참례자들 가운데 장애인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정말 장애인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장애인들이 편의시설이 없어 미사 참례를 아예 포기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 휠체어 진입 힘든 성당 35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당 신자 중 장애인이 있다고 응답한 본당은 150곳(76.9), 없다고 응답한 본당은 21곳(10.8)이다. 나머지 24곳(12.3)은 장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195개 본당 가운데 지체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별 어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는 성당은 126곳(64.6)으로 집계됐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를 모두 갖췄거나 성전이 1층에 있어 엘리베이터가 필요치 않은 경우, 또는 엘리베이터가 외부로 연결돼 있어 경사로가 필요치 않은 경우다.
 휠체어 진입이 힘든 성당은 69곳(35.4)에 달한다. 이 중 경사로는 있으나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또는 엘리베이터는 있으나 경사로가 없어서 성전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본당은 24곳(12.3)이다.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둘 다 없는 성당은 45곳(23)이다. 또 장애인용 화장실을 갖춘 성당은 112곳(57.4), 갖추지 않은 성당은 83곳(42.6)이다.

▧ 시각장애인의 고충은?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로 제작된 주보ㆍ성가책ㆍ기도서ㆍ성경 등을 갖춘 본당이 거의 없어 시각장애인선교회 건물에 모여 미사를 봉헌한다. 집에서 가까운 성당에 나가는 신자들이 더러 있지만 소외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게 시각장애인들 말이다.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회장 윤재송, 서울 강남구 개포동) 회원은 450여 명. 이 가운데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100여 명이다. 선교회는 주일 아침마다 신자들을 태워오기 위해 상계동ㆍ일산ㆍ강서ㆍ종로 방면으로 승합차 4대, 선교회 인근에 5대를 운행한다. 상계동 지역은 미사 참례 희망자는 많은데 차편이 부족해 다 태워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차량을 증편하기도 쉽지 않다. 운전기사 인건비와 기름값, 보험료, 수리비 등 승합차 운행에 드는 비용이 선교회 전체 예산의 10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 부담을 더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윤재송(시몬) 회장은 "교회 내 출판사 중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로 책을 출판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 안타깝다"며 "예비신자 교리교육은 선교회 자체적으로 「예비신자 교리서」를 요약, 점자로 제작해 봉사자가 찾아다니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에게 미사는 `묵상시간`

 서울대교구 내에서 수화미사가 봉헌되는 곳은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를 비롯 낙성대ㆍ상도동ㆍ성산동본당 네 곳뿐이다. 지방교구는 이보다 더 열악하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이원정(베아타, 대전교구 대흥동본당)씨는 "선교회 담당사제나 수도자가 수화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수화를 웬만큼 익히면 또다시 인사이동돼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미사 참례시 수화봉사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통역도 70 이상 이해하기 어려워 묵상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를 할 줄 모르는 사제에게는 종이에 적어 고해성사를 본다. 하지만 고해사제에게 메모를 건넬 창구가 막혀있어 성사를 포기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 특수교육 등 전동 전문가 시급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게 가장 힘들다"며 `인식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수교육이나 유아교육을 전공한 전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봉사자도 찾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또 장애특성에 맞게 교리수업을 진행할 교재와 프로그램이 없어 자체 제작해 사용하거나,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월례교육 자료에 의존한다.

 지적장애 아동을 위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은 가락동ㆍ광장동ㆍ금호동ㆍ노원ㆍ등촌1동ㆍ명동ㆍ명일동ㆍ목5동ㆍ문정동ㆍ번동ㆍ신당동ㆍ연희동ㆍ오류동ㆍ화곡본동ㆍ창동본당 등 15곳이다.

 이 가운데 가락동(10지구)ㆍ노원(7지구)ㆍ번동(6지구 성인)ㆍ창동(6지구 어린이)ㆍ연희동(2지구)본당은 지구 차원으로 주일학교를 운영한다.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윤준호(클레멘스) 회장은 "특히 강남지역은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한 곳도 없어, 가톨릭 장애아들이 조직적이고 전문화된 대형 개신교회로 흡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애아부 주일학교는 질적 성장보다 양적 성장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담당했던 한 수녀는 "교회는 장애아동뿐 아니라 장애아를 둔 부모도 돌봐야 한다"며 "부모들을 죄의식과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주고, 그들이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업 등 다양한 신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은 한두 해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장애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신앙생활의 어려움은 여전히 `인식과 이해 부족`이다.
 아울러 장애인 선교회들은 공통적으로 전담 사제 배치를 요청하고 있다. 전담 사제가 없어 매주 미사를 집전해 줄 사제를 수도회 등지에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봉사자들은 "교회가 사회복지사업 등으로 장애인 복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교회 내 장애인들의 신앙생활 고충을 한 번쯤 들여다봐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장애인 배려한 서울 동작동본당】




가톨릭평화신문  200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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