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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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즈음한 두 가지 질문] 둘째, 종교 정당의 의회 진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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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가치의 실현이 한국 정치무대에서도 가능할까?
개신교와 통일교가 이번 18대 총선에 뛰어들면서 종교 정당의 의회 진출 배경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 후보등록 마감 결과 통일교의 평화통일가정당은 245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등록했다. 후보 등록자 수가 통합민주당(197명)보다 많다. 개신교의 기독사랑실천당(기독당)도 지역구 후보 3명과 비례대표 후보 10명을 내고 국회 진출을 위한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다.


독일ㆍ미국 등서 그리스도교 정당 활동
현실 정치에선 복음 정신 실현 어려움
우리 현실에선 정치인 복음화에 나서야

 
▶ 그리스도교 민주주의가 모델
  두 종교의 의회정치 참여 시도는 그리스도교 전통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유럽과 미국의 의회정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1945년 창당 이후 36년간 집권한 독일 기민당의 뿌리는 가톨릭과 개신교다. 종파를 초월한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에 시장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보수 우파 시민세력이 가세해 탄생한 연합 정당이다.
   미국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 우파, 민주당은 그리스도교 좌파에 기반을 두고 의회정치를 펴나간다. 특히 레이건과 부시 정부는 보수 우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출범했다.
   그리스도교 민주주의는 현실 정치에 참여해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정치도 복음화돼야 할 영역인 만큼 복음정신에 투철한 의원들(선교사)을 진출(파견)시켜 고유 이념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는 현실 정치무대에서 점점 퇴색되고 있다. 독일 기민당은 `하느님`은 오간데 없고 `정치꾼`만 득세한다는 비판을 종종 받는다. 개신교 우파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부시 행정부와 보수파 공화당은 전면적 낙태금지법안 하나 관철시키지 못했다. 
 

▶ 한국은 서구와 달리 다종교 사회다

   국내 종교단체의 정치 세력화는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우선 서구사회의 그리스도교 민주주의는 그리스도교가 정신적, 문화적 통합 매개역할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한국은 대표적 다종교 사회라는 점이다. 나치 이후 사회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출범한 독일 기민당은 정치력이 아니라 국민 통합능력 때문에 지지를 받았다. 교계 내부에서조차 이단이라는 공격에 시달리는 소수 교파의 평화통일가정당이 얼마만큼 유권자 지지를 끌어낼지 미지수다.
 또 지역감정과 이념으로 분열된 국회에 종교 분열을 더할 우려가 있다. 만일 국회에서 종교 정당 출신들이 소속 종교의 이익만을 대변하거나, 그들끼리 종교적 갈등을 빚으면 국론은 더욱 분열된다. 또한 국민 세금을 받는 선량(選良)이 특정 종교의 `나팔수` 역할을 할 경우 국민과 타종교의 거센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들 정당의 총선 기자회견장에서 나온 위험 수위의 발언으로 미뤄보건대 이같은 우려는 결코 기우(杞憂)가 아니다.  
 

▶ 종교 신념=투표 결과?
   또한 지금과 같은 종교 현실에서 참다운 종교 민주주의가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서구 의회에 진출하는 이들은 그리스도교 신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이지 목사나 장로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출마한 기독당 후보 13명 가운데 3명이 목사다. 나머지는 전부 장로ㆍ권사ㆍ집사 신분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목사나 장로라고 하면 교인들이 전폭 지지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 역사는 120년이다. 종교가 생활과 문화, 정치 신념으로까지 파고들지 못했다. 역대 선거에서 종교적 성향이 투표 결과에 눈에 띄게 반영된 예는 없다. 기독당은 2004년 총선에서도 교계 원로들까지 나서서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1.1 득표에 그쳐 국회 진출에 실패했다.
 아울러 종교인들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행정부와 국회에 진출한 교인들을 복음화시켜서 그리스도교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이명박 정부는 내각 인선에서 노골적 종교편향 인사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개신교인들을 다수 기용했다. 장관 63, 청와대 수석 50, 대통령 비서관 39(불교신문 집계)가 개신교인이다. 제17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개신교 신자 수는 110~120명 선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과 같은 정치, 종교 환경에서는 이들이 그리스도교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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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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