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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기획] 그림으로 만나는 대림절 (3)우리는 모두 실향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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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표(1932~ ), 실향민, 고향을 생각하다, 2009년, 유채, 53x48cm, 작가 소장.
 

   어머니는 호박이 담긴 커다란 바구니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아기를 등에 업은 채 집을 향해 가고 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집안일과 밭일로 지쳤을 텐데도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운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작은 집들은 엄마 등에 업힌 아기처럼 산에 안겨 평화로운 모습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고향 마을은 황금빛 물결로 뒤덮여 출렁인다.
 실향민인 작가는 어린 시절 떠났던 고향 황해도 해주와 그곳에 살았던 가족들, 특히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이 작품을 그렸다. 어머니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고운 모습으로 그 안에 살아있다. 어머니 등에 업혀 느꼈던 따사로운 온기도 사라지지 않고 고향 잃은 화가의 마음을 데워주고 있다. 고향의 황금빛 물결도 작가의 마음에서 여전히 일렁이고 있다.
 한평생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작가처럼 우리도 저마다 두고 온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아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있었던 곳, 이 세상 삶이 다한 후 우리가 가야 할 천상의 본향(本鄕)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실향민처럼 사는 우리에게 천상의 본향인 하느님 나라와 그곳에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알려주기 위해 대림시기에 다시 오신다.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생명을 얻었으니 같은 형제자매로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오시고 있다.
 작가가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힘든 삶을 헤쳐나가듯이, 우리도 하느님 나라와 그 안에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 그리고 이미 하늘나라 백성이 된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머지않아 이 세상 삶이 다하고 나면 우리는 하느님 나라로 돌아가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무수한 천사들, 성인성녀들과 의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들을 다시 만나 이별없는 재회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글=정웅모 신부(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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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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