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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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이야기] 제1대리구 일월본당 이정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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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열렸던 시각·지체선교회 30주년 기념미사. 강당 한편에 모여 앉은 농인을 바라보고 서 있는 한 봉사자의 손이 바쁘다. 독서는 물론이고 강론과 성가까지 미사의 모든 내용을 전하는 그의 수화는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유일한 소통의 창구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교구 농아선교회 봉사자 이정숙(우술라·59·제1대리구 일월본당)씨는 농인을 부를 때 늘 ‘우리’라는 단어를 붙였다. 농아선교회 봉사만 30년. 올해로 서른 살이 된 큰 아들의 나이만큼 농인과 만나온 이씨는 “그들과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씨가 수화를 하게 된 계기는 남편이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남편은 우연히 안내데스크에서 소통이 안 돼 헛걸음을 하고 돌아가는 농인을 보게 됐고, 그 뒤로 듣지 못하는 분들을 돕기 위해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남편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수화를 배우고 봉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1995년부터 시작해 미사통역 봉사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수화통역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십여 년 전 성지에서 농인들과 미사를 참례한 적이 있는데, 신부님의 강론말씀에 감동을 받은 신자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런데 수화통역을 보던 농인 신자들에게는 그 감동이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았고, 단순히 단어나 문장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의미와 감동까지 전달할 수 있는 봉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사를 통해 전해지는 모든 것을 농인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이씨의 바람은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2000년부터 경기도농아인연합회에 들어가 자주 농인과 만나며 수화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다. 그가 이토록 열심히 수화봉사를 하는 이유가 뭘까.

“처음 시작할 때는 매주 봉사를 하는 게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한주한주 농인분들과 만나다보니 가족처럼 끈끈한 정이 생겨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가족을 만나러 가는데 귀찮거나 성가실 이유가 없죠. 뿐만 아니라 통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사 내용에 오롯이 집중하고 공부한 덕분에 제 신앙을 지켜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가 수화통역 봉사자로 이루고 싶은 바람은 한 가지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상관없이 미사에 참례하는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다. “봉사자라고 해서 주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것을 서로 주고받으며 신앙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죠. 봉사는 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자 신앙인으로 살게 해주는 힘입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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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0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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