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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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가톨릭 미술인의 소명은 교회미술 연구 / 이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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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신앙을 갖고 태어난 나는 성장하면서 기도할 때 익숙했던 서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예수님, 성모님에 대하여 당연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예 예수님, 성모님은 서양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각가로 활동하며 책자나 이미지들을 통해 흑인 예수님을 만나고 각 나라마다 특색 있는 자기 모습을 닮은 성물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크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외국 여행을 할 때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성당이고 성화성물들을 자세히 관찰한다. 다행하게도 1993년부터 가톨릭미술가회에서 활동하며 가톨릭 미술인으로서 교회미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1999년에서 2000년 대희년에는 오로지 성물 작업에 몰두했던 때도 있었다.

성물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은 온전히 예수님과 만나고 성모님과 가장 가까이 만나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작업에 몰입하며 점토를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다보면 신기하게도 ‘성물이 완성되는데 나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의 손을 빌려 작품을 완성하셨구나!’하고 느껴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성물작업은 보통 작업에 비해 쉽지 않다는 것을 성물 제작 의뢰를 받아 작업 해 본 작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교회마다 신부님, 신자들의 요구 조건이 다르고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상 단계에서부터 많은 기도와 만남, 대화를 통해 어떤 형상의 성물을 만들어야 할 것인지 충분한 소통이 동반되어야 한다. 작업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성물을 사용 할 당사자들이 직접 체크하고 함께 기도하며 완성해 가야만 설치 후에도 만족도가 높다. 물론 그런 과정을 겪어 완성되었어도 모든 신자들을 다 만족 시킬 수는 없는 게 교회미술이다.

가톨릭 미술인의 소명은 교회미술 연구일 것이다. 그러나 성화성물제작을 의뢰 받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평소 교회미술에 대한 연구와 작업을 꾸준히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가톨릭미술가회 회원으로 매년 성화성물전에 출품하면서 성물을 연구하고 회원들과 교류하며 작업에 임할 수 있는 계기가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늘 아쉬운 부분이 있다.

각 교구마다 가톨릭미술관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중요한 교회미술품과 창의적 성화성물을 수집하고 전시, 교육, 체험을 통해 일반 신자들의 눈높이도 향상시켜주면서 더 많은 기도생활도 유도하고 가톨릭미술인들을 대상으로 우리 정서에 어울리는 성화성물 공모전, 기획전 등이 이어져 우리나라 교회미술 발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 미술인으로서 한국인 정서에 어울리는 교회미술연구는 많은 신자들의 기도생활을 돕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온전히 기도이고 전교이기 때문이다.

“하느님, 예술로써 찬미 받으소서. 저희 마음에 함께 하시듯 저희 창작에도 함께 하소서. 아멘!”




이윤숙 (안나·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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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2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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