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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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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의 창립 정신은 수도회 회칙서 「생명의 책」 서문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가난한 자와 병든 자들을 방문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의 인간적 영적 품위를 높이기 위해 일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카리스마가 창설자에게 내린 은사(恩賜)이며 거룩한 유산이라고 할 때, 수도회 카리스마는 사명과 정신, 영성이 통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수녀회의 사명은 애덕이고, 정신은 단순·겸손·대담성이다.

또 영성은 그리스도 중심의 파스카 영성으로 카리스마를 실현해가는 것이다. 회원들은 이 영성에 힘을 얻어 단순과 겸손, 대담성의 정신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사람들을 향한 애덕으로 완성되는 삶을 지향한다.

루이 쇼베 신부와 회원들에게 내린 성령의 은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영성에 근원을 둔 사람들에 대한 애덕의 삶으로써 나타났다. 이런 은사적 삶은 이후에도 수녀회 전체 역사와 회원 각자의 삶 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무지(無智)와 가난, 질병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며 이 모든 것이 빚어내는 어두움을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빛 안에 새로 태어나게 하는 영성, 즉 파스카 영성이 모든 회원의 삶을 지탱해 주는 근원적 힘이고 수녀회가 실천하는 애덕이라는 것이다.

이런 파스카 영성 안에서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만을 믿고 살아가는 단순성 또한 회원들의 삶을 특징짓는 근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창설자 쇼베 신부의 삶에서는 겸손과 이탈의 영성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이웃의 필요를 직감적으로 간파했고 이를 즉각 실천했다. 더 눈여겨볼 것은 자신이 세운 공동체가 성장했을 때 공동체 미래를 위해 애착심을 버리고 관대하게 교구에 내어놓은 이탈의 영성이다.

쇼베 신부는 버려진 이삭을 줍는 마음으로 사목에 임했다. 당시 여러 수도 공동체가 생겼지만, 그는 큰 수도회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작은 시골의 버려진 영혼들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쳤다.

그의 영성은 제2대 원장 마리안 드 티에게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쇼베 신부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마리안은 유서에서 ‘교회 유익과 이웃의 필요를 위해 세속을 떠나 하느님께 나 자신을 바칩니다’라고 고백했다. 교회의 선익을 위해 적당한 시기에 공동체를 교구에 위탁했던 쇼베 신부처럼 마리안도 교회 유익을 삶의 가장 윗자리에 두었던 것이다.

마리안은 또 ‘나는 가난한 처녀들을 가르칠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그들과 함께 있으면 숨을 쉴 수 있고, 사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유서에 적었다. 주변으로부터 모욕을 받으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함께할 때 비로소 숨을 쉴 수 있다고 할 만큼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삶이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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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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