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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선포된 교구 순례사적지] (2) 제2대리구 하우현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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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는 11월 29일 제1대리구 왕림·안성성당, 제2대리구 하우현·용문성당을 교구 순례사적지로 선포했다. 순례사적지에 담긴 신앙의 역사와 의미를 살필 두 번째 장소는 제2대리구 하우현성당(경기도 의왕시 원터아랫길 81?6)이다.



■ 신앙 지켜온 자리

하우현성당은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니고, 의왕시는 물론이고 인근의 안양·과천·성남시 등에서도 차량으로 10~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도심에 인접한 장소다. 그러나 성당을 방문하면 온통 자연에 파묻힌 듯한 인상을 받는다. 청계산과 광교산 자락 사이에 자리한 성당은 높은 산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천혜의 은거지다. 신앙선조들 시대에 이곳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숨어 지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교우촌이 형성된 곳이다.

이곳에 언제 교우촌이 형성됐는지를 기록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한덕운(토마스) 복자가 성당 인근인 1802년 광주 의일리(현 의왕시 학의동)에 살다가 체포됐다는 기록에서 신유박해 때에는 이미 이 지역에 신자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심 깊은 이들이 많았던 만큼 박해 중 순교의 영광을 입은 이들도 있었다. 이곳에서 살다가 체포된 한덕운 복자도 남한산성에서 순교했고, 1845년 하우현에 살던 김준원(아니체토)이 체포돼 순교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또 성 루도비코 볼리외 신부도 이곳에서 활동하다 1866년 병인박해에 순교했다. 성 볼리외 신부는 박해자들의 눈을 피해 인근 청계산의 둔토리 동굴에 몸을 숨기고 하우현을 오가며 우리말을 배우고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보살피다 붙잡혔다.




■ 신앙 전하는 자리

순교도 있었지만, 하우현은 신자들이 긴 박해의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장소다. 특히 신자들은 신앙 하나만 바라보고 이곳에 정착해 스스로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제7대 조선대목구장 블랑 주교의 복사였던 김기호(요한·1824~1903) 회장도 평신도 전교회장으로서 하우현에 정착해 전교활동을 펼쳤다. 김 회장은 전교활동과 더불어 「소원신종」, 「봉교자술」, 「교령요의」 등을 저술했다.

하우현에는 1884년에 이미 공소가 설립돼, 선교사제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왔다. 하우현은 이미 본당설립 이전부터 서울 인근 지역의 대표적인 공소로서 안양, 안산, 의왕, 군포, 시흥 등지에 복음을 전하는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우현은 1900년 교구 내 3번째 본당으로 승격됐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 차례 공소와 본당 부활을 반복하다가 1978년 본당으로 다시 승격됐다. 본당 제3대 주임을 역임하며 신앙을 전한 하느님의 종 필립 페랭 신부(Philippe Perrin, 白文弼)는 한국전쟁 때 순교해 현재 근현대 신앙의 증인으로 선정돼 시복 절차를 밟고 있다.

성당은 순례사적지 선포 이전에도 이미 순례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순례자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본당은 1982년 성 볼리외 신부를 본당의 두 번째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성상을 제작해 순교자를 현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십자가의 길, 예수성심상 등을 설치해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순례자들을 위한 숙박 및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순례자들을 위해 다양한 신심·피정프로그램도 운영했지만,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중단 상태다.

자연경관과 사적지로서의 가치가 높은 성당은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성당 옆 사제관은 초대 주임 신부인 샤플랭 신부가 1906년 건축한 건물이다. 사제관은 서양식 석조에 한국 전통의 골기와를 올린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져 건축사적 가치가 높아 경기도 지정기념물 제176호로 등록됐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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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2-0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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