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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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살아줘서 고마워(1) / 전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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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하늘의 문’ 대학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결석하지 마시고 꼭 참석해 주세요.”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하늘의 문 대학생 59명이 있는 단톡방에 올리는 멘트입니다.
죽전1동본당 하늘의 문 대학을 개강한 6년 전부터 지금까지 노인분과장으로 학장을 맡으면서 열정을 다해 봉사를 하고 있었던 저는 그날도 수요일 하늘의 문 대학 봉사를 한 후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춥고 사시나무 떨 듯이 떨렸고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죽을 것 같아, 숨을 못 쉬겠어”라고 엉엉 울면서 호소했고, 성당 사무장님의 차를 탄 후부터 저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동네 가까운 이비인후과로 갔더니 열은 40도까지 올랐고 혈압은 20~70에, 맥박은 잡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의식 없이 병원 안에서 팔짝팔짝 뛰며 고통을 호소했고 119를 타고 종합병원으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간농양이라는 병명으로 시술 후 상태는 점점 안 좋아졌고 일반 병실에서 거의 12시간 고통을 호소하며 남편을 괴롭혔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 곤란과 함께 얼굴은 퉁퉁 부어 황달증상과 심부전증, 패혈증까지 오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급기야 금요일 아침 중환자실로 옮겨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2박 3일의 시간은 생사를 오가는 고비의 시간이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기적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의 짝꿍 아브라함과 딸 데레사는 중환자실 앞에서 11시간 동안 꼼짝 않고 기도를 했고, 신부님과 성당 신자들은 하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평소 씩씩하고 건강했던 제가 죽을 고비에 처해 있다는 소식에 저를 알고 있던 우리 성당 신자들은 한마음으로 자발적인 간절한 기도를 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중환자실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 있는 상태였습니다. 꼼짝 못하며 지내는 중환자실에서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2박3일 의식이 없던 상태에서 깨어난 것은 기적이었지만, 중환자실에서 지내는 날들은 고통의 시간이었고 지옥을 체험하는 듯 했습니다. 패혈증으로 인해 신장과 간이 손상됐고, 평상시에도 불면증이 있던 저는 중환자실에서의 공포와 심적 불안함으로 꼬박 며칠 밤을 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 천사처럼 나를 위로해 주던 간호사의 도움으로 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은 신부님과 가족들 그리고 신자들은 안정감을 주기 위해 위로의 동영상과 희망을 갖고 이겨내라는 편지들을 중환자실로 보내주셨습니다.

전난실 사라
제1대리구 죽전1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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