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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살아줘서 고마워(4) / 전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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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은 방학을 기다리고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 하늘의 문 대학 학생들은 방학을 싫어합니다.

2학기에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고 하늘의 문 대학은 2학기 종강을 앞두고 있었으며, 11월 9일 하늘의 문 대학 학생들을 모시고 제주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여행사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비행기 표부터 호텔과 식당 예약, 여행코스 등등 모든 일정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제주도를 몇 바퀴 도는 느낌으로 준비를 완벽하게 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발생한 저의 간농양으로 인해 신부님께서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셨습니다. 하늘의 문 대학생들께서는 분과장이 죽음과 싸우고 있는데 여행을 가도 기쁘지 않을 거라고 하시며 어르신들도 취소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간농양은 환자의 의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병이며, 기적을 바랄 뿐이라고 했던 의사 선생님의 말처럼 모두의 간절한 기도는 하느님을 감동시켰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약 한 달 동안의 병원 생활을 하면서 견딜 수 있었던 힘은 많은 분들의 기도와 하느님 사랑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사라야, 살아줘서 고마워.”

퇴원 후 성당의 형님들과 아우님들, 하늘의 문 대학생들, 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서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시던지….
저의 손상된 간과 신장 기능이 회복하려면 6개월은 걸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퇴원 후 입맛이 없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신장이 손상되면 입맛을 잃는다고 하더니 어떤 음식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의 상태를 성당 신자들이 아셨는지 우리 집 현관 문고리에는 천사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이 시작됐습니다. 밥을 걸어 놓고 가시는 분, 반찬을 걸어 놓고 가시는 분, 국을 끓여서 놓고 가시는 분, 과일을 걸어 놓고 가시는 분….

날마다 문 앞에 놓인 천사들의 발자국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는 걸까? 이 큰 사랑을 어찌 갚을까?

전난실 사라
제1대리구 죽전1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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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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