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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역사 바로 세우기 (2) / 전합수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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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우리 민족의 해방과 건국의 역사 안에서 올바른 역사 청산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역사 바로 세우기는 여전히 우리 민족의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현 정부는 나라의 기강을 세운다며 일제에 항거해 싸운 사람들을 소련 공산당과 협력했다며 그 서훈을 깎아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일제에 협력해서 독립운동가들을 잡아들였으며, 미군정하에서는 대한민국 군 장성이 됐고, 동족상잔의 6·25전쟁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을 추켜세우는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홍범도 장군의 동상 철거와 서훈 삭감 움직임에 대하여 우리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이러한 일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 잘못된 조짐은 대한민국의 시작을 상해임시정부가 아니라 이승만 정부라고 고집하고, 대한민국 국군의 시작이 항일 무장투쟁을 한 광복군이 아니라 6·25전쟁을 수행하고 북한 공산당과 싸운 이승만 정부의 군대라고 주장할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일제 36년의 식민지배 속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은 ‘일본 제국주의’와 싸운 것이지, 결코 ‘공산주의’와 싸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시기의 공산주의는 ‘소련의 공산주의’이고, 이는 미국·중국과 연합해서 일본에 맞서 싸운 연합국의 일원이며,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독립에 도움을 주는 대상으로 여겨졌던 나라라는 점이다.

이 시기에 홍범도 장군처럼 소련 공산당에 입적하고, 모스크바 회의를 다녀왔다고 하여, 거의 30년 후의 북한 공산당 정권에 협조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며, 시기와 상황을 혼동하는 오류에서 나오는 이야기인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일제 식민지배 하에서의 반민족적 활동을 한 사람들을 평가하고 단죄한다면, 이 시기에 자신들의 출세와 보신(保身)에 눈이 멀어 일본 천황에 충성을 맹세하고 일본 군대에 들어가 복역한 박정희·백선엽·정일권·김창룡과 같은 이들의 행적을 파헤치고 단죄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정작 일제와의 싸움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그들이 독립운동을 할 때 호의호식했을 뿐 아니라, 일제하 군대와 경찰에 들어가서 독립군을 찾아내 처단하는데 앞장선 사람들(백선엽, 박정희 등)을 들어 높이는 참으로 이상한 ‘역사 거꾸로 세우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처사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국민과 자랑스런 한민족의 역사와 하늘에 살아있는 독립운동 선열의 영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의와 공평과 역사의 참된 주인인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의 이름으로도 결코 용납되지 않을 일이다.
전합수 가브리엘 신부
제2대리구 북여주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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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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