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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그 많던 성당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손희정 크리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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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에 청년이 없다!’

지난 여름, 포르투갈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엄청난 인파 속에서 평생 만날 가톨릭 젊은이는 다 만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젊은이들 앞에서 교황님이 말씀하십니다. 세계교회에 젊은이가 부족하다고 말이지요.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점점 젊은이들에게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비단 가톨릭교회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종교가 가르치는 선의, 윤리, 공정의 가치가 사회에서는 대접받지 못하는데 혼자 그것을 지키고 있자니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거나 이른바 ‘호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청년들이 성당에서 안 보이는 이유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성당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청년들은 저마다 성당 안에서 상처입고, 실망하며 떠나갑니다. 열심히 활동할수록 좋은 점만큼 부족한 점도 보이기 마련입니다.

개선해야할 부분을 발견했음에도 개선의 의지가 없거나 개선할 힘이 없는 공동체를 보면서, 안타깝지만 개인의 힘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기에 그냥 멀어지는 쪽을 택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절을 고칠 수 없다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요.

신앙공동체를 잘 들여다보면 어디에나 청년은 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헌신하고 봉사합니다. 사회에 발을 내딛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휴일도 없이 바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성당에 봉헌합니다.

청년들이 성당에 모여 봐야 술이나 마시지 않겠냐는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는 청년들의 삶과 신앙에 관심 없는 사람들의 생각일 뿐, 대다수의 청년들은 그저 묵묵히 본인의 자리에서 봉사하며 신앙을 꾸려 나갑니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신은 완전하다는 말이 있지요. 신앙공동체 또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부족한 부분은 늘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종교가 왜 필요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잘 대답할 자신은 없습니다만, 그 안에서 분명히 체험하는 사랑과 평화가 있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사랑과 평화를 신앙공동체 안에서 더 많은 청년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실천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겠다.
자, 일어나 가자.”(요한 14,27-31 참조)
손희정 크리스티나
제2대리구 중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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