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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역사 바로 세우기(9) / 폐쇄 직전의 본당 공소 건물을 되살린 기쁨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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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여주본당에는 교구 문서상 공식적으로 두 개의 공소가 있는데, 1870년경부터 유래를 두고 있는 도전공소와 1900년경부터 유래를 두고 있는 가야리공소다.

도전공소는 현재도 약 100여 명의 신자가 주변에 살고 있다. 주변에 여러 수도원이 들어와 있어 마치 수도원 타운처럼 돼있고, 공소가 구역 신자들을 중심으로 잘 관리가 돼있는 편이다. 코로나19로 미사가 멈췄다가, 다시 두 달에 한 번 공소 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공소가 더욱 빛이 나게 됐다.

그런데 가야리공소는 차로 본당까지 약 7분, 거리로는 약 10㎞ 거리에 있다 보니 15년 전부터 공소에서 거의 미사를 하지 않게 됐고, 공소 건물이 점점 폐가(廢家)처럼 돼버렸다. 공소 건물은 이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옛 추억의 장소로만 기억될 뿐이었다.

북여주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연말에, 그 지역을 담당하는 구역장으로부터 신자들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가 접수됐다. ‘이 공소 건물을 공식적으로 폐쇄시켜주고 아예 매각해서 공소 주변 신자들에게 공소 관리에 대한 부담을 없애 달라’는 청이었다.

일단 공소 건물에 대한 답사를 면밀하게 하고, 주변 신자들과 본당 봉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이 무엇인가를 궁리하게 됐다. 그런데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일단 이 공소의 유래가 어떻게 되는가를 찾아서 연구했다. 놀랍게도 이 공소의 시작이 1900년경부터고, 공소가 번성해서 70년 전에 여주본당이 생기게 되는 데에 모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이 공소는 현재의 북여주본당뿐만 아니라, 북여주의 모 성당인 여주본당의 근거지와도 같은 의미 있는 장소였다. 건물도 약 40년 전에 공소 신자의 기증으로 이루어진 땅에 신자들이 손수 적벽돌을 날라다 지은, 그야말로 신자들의 정성과 희생으로 이루어진 의미 있고 튼튼한 건물이었다. 더욱이 주변 경관이 무척 아름답다. 주변에 대순진리회 타운이 하나의 왕국처럼 자리잡고 그 세력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중이어서, 공소 건물과 땅을 매각할 경우 거의 100 대순진리회로 귀속될 것이 틀림없다는 예측이 나왔다.

역사적으로, 또 사목적으로 또 경제적인 득실 면에서 여러 연구를 해서 자료를 준비했다. 본당 전체봉사자 회의를 통해서, 이 공소가 단지 그쪽 구역 신자들만의 공소 건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소중히 보존하고 또 그 역사를 발전시켜야 할 귀중한 자산임을 밝혔다.

또 향후 공소 건물 관리는 본당 신자 전체가 함께 책임을 지고 해나가야 함을 결론 지으며 공소 건물을 살리는 리모델링 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신자들의 자발적인 헌금을 통해 기금을 만들어 약 2000~3000만 원이 드는 리모델링 비용을 감당하도록 했는데, 신자들의 봉헌이 넘치도록 이뤄졌다.

이제는 공사를 잘 마치고, 신자들이 반모임과 영적 친교 나눔을 하기에 좋은, 주변의 어떤 카페 못지않은 편안한 나눔의 장소가 되었다. 돌아보면 올 한 해 가장 보람이 있는 사목활동의 하나였고, 본당 역사를 되찾고 다시 세우는 좋은 본보기가 된 일이었다고 확신한다.
전합수 가브리엘 신부
제2대리구 북여주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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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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