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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과 이주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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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이주노동자사목전담 조반니 제볼라 신부(오블라띠회)의 활동을 시작으로 2005년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이주사목위원회가 신설된 이래 어느덧 2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이주사목위원회는 노동자의 인권문제(임금체불, 부당한 대우), 의료지원연계, 생활지원, 교육지원(공부방, 한국어교실) 등 이주민들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로 살아가야 하는 이주민들에게는 언어, 문화,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삶의 불안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을 귀한 손님으로서 환영하고 대접하는 일,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겪게 되는 부당한 대우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이주사목의 중점 사안이었습니다.

 

 

2022년 법무부에서 나온 통계를 보니 224만5912명이 등록된 이주민으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남한의 인구가 5000만 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이주민들을 더이상 신기하고 낯선 존재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이주민들을 향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고,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개선의 노력도 보입니다.

 

 

물론, 일부 부정적인 인식과 여론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미등록 상태에 있는 외국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연민으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불법체류의 이유와 사정이 어찌되었든, 법적인 대응이 우선이다” 또는 “우리가 그들을 존중하는 만큼 과연 그들은 우리 사회를 존중하고 있는가?”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마주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주사목위원회가 이주민들을 대하는 출발점은 체류의 합법성 여부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입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 또한 이주민의 삶을 사셨습니다. 예수, 요셉, 마리아 성가정의 이집트 피난 생활(난민 생활). 나자렛을 떠나 각 고장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며 ‘머리 둘 곳조차 없이’ 떠도는 삶을 사셨던 예수님은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과거 행적이나 출신 배경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셨고, 용서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자비와 연민으로 바라보셨으며, 사랑으로 대하셨습니다.

 

 

이주사목위원회가 추구하는 목적은 바로 이런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존경과 사랑이 이주민들을 향한 사랑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으로 진정한 환대의 문화를 만들고, 어려움도 함께 극복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의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 _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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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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