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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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3. 경기 김포 윤병수 할머니(상)

화재로 보금자리 잃고 맨몸으로 칼바람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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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와 이창영 본사 사장 신부(왼쪽에서 세번째), 한국평협 한홍순 회장(맨 왼쪽) 등 관계자들이 성공적인 공사를 기원하며 시삽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증손녀와 단 두 식구
“불에 타버린 주교님 축복장 가장 가슴 아파요”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려운 이웃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따뜻한 마음을 치하합니다. 가톨릭신문과 엠에이디 종합건설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주교는 2월 1일 경기도 김포시 약암리 809에서 열린 윤병수(카타리나?81) 할머니 집 수리 사업 기공식에서 “이젠 모두 힘을 모아 추운 겨울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 세번째 대상 가정에 선정된 윤할머니 집을 둘러본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한홍순 회장도 “가톨릭신문과 엠에이디 종합건설이 뿌린 작은 이웃 사랑 씨앗이 널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영 가톨릭신문 사장신부도 인사말에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은 단순히 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며 “이 작은 사랑의 씨앗이 전국으로 퍼져 나눔의 풍요로움을 많은 이들이 체험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기공식 및 시삽 후 최주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윤할머니의 불탄 집과 새로 고칠 집을 둘러보고 윤할머니를 위로했다.

서둘렀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윤할머니는 옷을 세 겹이나 껴입고 있었다. 간밤에도 추위에 떨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지난해 12월, 화재로 집이 전소돼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윤할머니를 처음 만난 것은 2주 전.

인천교구 대곶본당 윤병수 주임신부의 연락을 받고 찾은 윤할머니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증손녀와 함께 단 둘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당장 따뜻한 방과, 가스레인지 등 취사도구, 전기가 필요했다. 화재 이후 한 이웃의 배려로 방을 하나 얻었지만, 보일러와 전기 시설이 없어 고통 속에서 성탄과 새해를 맞았다고 했다.

한 겨울 추위를 보일러 없는, 온기 없는 냉방에서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화재 당시 몸만 빠져 나온 탓에, 평생 애지중지하며 모은 물건도 모두 잃었다. 윤 할머니는 신구약 성경을 완필한 노트와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로부터 받은 성경 필사 축복장을 화재로 잃은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며 가슴을 쳤다. 증손녀 수인이가 그 옆에서 “예수님과 성모님도 모두 불에 타서 돌아가셨어”라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하늘 같으신 분’이신 최기산 주교님께서 우리 집에 오시다니….” 윤할머니는 최주교의 손을 잡고 놓지 못했다. “새벽 2시에 일어나니까 찬바람이 방안으로 들어 오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주교님 오시는 날이니 제발 이 추위가 물러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아니, 적어도 바람만큼은 불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주교님께서 우리 집에 오시는데 추우시면 안되잖아요. 그랬더니 정말 바람이 멈추더라구요.” 최주교가 그 말에 “허허”하고 그냥 웃었다. 그런 최주교에게 윤할머니는 “삼계탕 요리를 준비했다”며 “드시고 가시라”고 했다.

“이제 보일러 놓고, 난방시설을 새로 하면 앞으로는 지금처럼 옷을 많이 입지 않아도 될 겁니다.” 이원준(미카엘.47) 엠에이디 종합건설 기술이사가 윤할머니를 위로했다. 윤할머니는 그 말에 연신 허리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기공식이 끝나고, 모두가 공사 현장을 떠났다.

엠에이디 종합건설 관계자와 윤할머니, 그리고 증손녀 수인이만 남았다.

“자 이제 시작합시다.” 이이사가 말했다. 벽지와 장판을 뜯어내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전기기사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집 주위 쓰레기를 치우고, 정리했다.

“어이~ 춥다.” 이이사가 모닥불을 피웠다. 윤할머니가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삼계탕을 들고 왔다. 수인이는 크레파스로 새로 만들어질 ‘행복한 집’을 그리고 있었다.

▨ 대책 회의

가톨릭신문과 엠에이디 종합건설의 긴급회의가 열렸다. 현장 방문 결과를 토대로 수리 내역을 작성했다. ‘최대한 따뜻하게 해 드리자’는데 초점이 모아졌다.

우선 낡아서 찬바람을 막지 못하는 출입문부터 바꾸기로 했다. 출입문에 창문을 내서 햇빛을 최대한 방안으로 들이기로 했고, 비가 새는 천정도 전면 보수키로 했다. 벽체를 석고로 마감해 단열처리를 해야 했다. 부엌도 만들기로 했다. 당장 취사 도구가 없는 만큼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등도 함께 제공키로 했다.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난방시설. 기존 시설이 동파돼 사용이 불가능 한 만큼 바닥을 모두 뜯어내 난방시설을 전면 교체해야 했다. 바닥을 새로 미장하고 기름보일러도 새로 놓아드리기로 했다. 낡은 벽지와 바닥 장판도 최신형 고급형으로 교체키로 했다. 전기 설비도 새로해야 했다. 기존 시설이 낙후돼 화재의 위험이 높았다. 화장실 바닥도 물이 고이지 않게 새로 타일 시공을 하기로 했다. 물이 나오지 않는 만큼 수도 시설도 손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 예상 기간은 10~15일. 바닥 미장을 한 후, 굳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다른 집 수리 사업보다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루라도 빨리 윤할머니에게 따뜻한 방을 제공하기 위해 전열 기구를 총 동원해 바닥 미장 공사를 진행키로 했다. 대책회의 결과 집 수리 내역이 작성됐다.

공사는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원준 이사가 공사 기간 동안 현장 인근 여관에 기거하며, 직접 총괄 지휘키로 했다.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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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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